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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9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iPhone Duo)'와 아이폰18 프로, 아이폰18 프로맥스 등을 선보이는 연례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날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애플의 신제품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소셜미디어(SNS) X에서 '실시간 저격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삼성 모바일 US(Samsung Mobile US)' 계정을 통해 '남은 음식(leftovers)' '듀오(Duo)' 등의 표현을 활용해 애플의 신제품과 발표 내용을 재치 있게 꼬집었다.

애플이 아이폰18 프로 등을 공개하자 삼성전자는 X에 "지금까진 똑같네(So far, so same)"라고 올렸다. 이어 해시태그로 "#ItsTimeToSwitch(이제 갈아탈 때)"를 달았다. 기존 아이폰과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카메라와 칩, 인공지능(AI) 등의 성능을 개선한 애플의 신제품을 두고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고 꼬집은 것이다. 'ItsTimeToSwitch'는 삼성전자가 기존에도 사용해온 마케팅 문구로,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갤럭시로 갈아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애플이 행사 초반 애플워치와 에어팟 등 주변 제품과 액세서리를 소개하자 삼성은 "액세서리? 음식은 없고 소스만 있는 느낌인데?(Accessories? It's giving condiments and no food)"라고 썼다. 케첩이나 머스터드 같은 '소스(condiments)'만 있고 정작 '메인 요리'는 없다는 표현으로, 행사에서 폴더블 아이폰을 빨리 공개하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폴더블 아이폰 공개가 이어지지 않자 삼성은 곧바로 "우리한테 기다리라고? 좋아. 우리는 여기서 3방향으로 접고 있을게(Making us wait? Fine. We'll be over here, folding 3 ways)"라고 올렸다. 애플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도 전에 삼성은 이미 세 번 접는 폴더블까지 선보였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애플이 마침내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하자 삼성의 공격 수위도 높아졌다. 삼성은 "우리 먹다 남은 음식 데워 먹는 거 끝나면 알려줘(Let us know when you're done reheating our leftovers)"라고 썼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선보인 이후 폴더블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왔다.

이어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든다. 혹시 심즈 속편인가(It's feeling very familiar. Is this a Sims sequel)"라고도 했다. 기존 게임을 확장해 후속작을 내놓는 '심즈'에 빗대 애플의 신제품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라기보다 기존 폴더블 제품의 기능을 확장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꼰 것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이름인 '아이폰 듀오'를 두고는 말장난도 이어졌다. 삼성은 글로벌 언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Duolingo)를 태그한 뒤 "미안해, 듀오링고. 그들이 우리도 베꼈어(I'm so sorry, @Duolingo. They copied us too)"라고 썼다. '듀오(Duo)'라는 이름이 듀오링고를 연상시킨다는 점을 활용한 농담이다. 삼성은 여기에 '연대'를 뜻하는 #Solidarity를 붙여 애플에 이름을 뺏긴 듀오링고와 자신이 같은 처지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듀오링고도 삼성의 농담에 곧바로 합류했다. 듀오링고는 X에 "미안해 친구야. 순간 너무 흥분했네. 근데 제발 너희 삼성폰에서 내 앱 망가뜨리지는 마(sorry twin heat of the moment twin. please don't break my app on your phones twin)"라고 썼다. 삼성과 듀오링고가 애플을 두고 주고받은 농담이 일종의 SNS 설전으로 번진 셈이다.

애플이 아이폰 듀오를 침대 옆에 세워두고 탁상시계처럼 사용할 수 있는 '베드사이드 클록(bedside clock)' 기능을 소개하자 삼성은 다시 한번 반응했다. "침대 옆 시계까지. 완전히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느낌인데(Not the bedside clock. It's giving Groundhog Day)"라고 썼다. '그라운드호그 데이(Groundhog Day)'는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내용을 다룬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삼성은 폴더블폰의 접고 세우는 형태를 활용한 기능까지 애플이 새로운 경험인 것처럼 소개하는 모습을 두고, "이미 본 듯한 기능이 반복된다"는 의미로 비꼰 것이다.

문희철 삼성전자 상무는 최근 IT 매체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을 비롯한 다른 업체들의 폴더블 시장 진입에 대해 "우리가 개척한 새로운 폴더블 카테고리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에서 고객에게 가장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핵심은 기기의 무게"라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애플이 공개한 폴더블 제품 아이폰 듀오는 254g이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은 201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