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게임 전시회 '도쿄게임쇼(TGS) 2026'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참가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서브컬처 신작들이 대거 출품될 예정이다. 서브컬처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신작의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고, 출시 전 현지 팬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에 참가한다. 넥슨·넷마블·엔씨 등을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와 중소·인디 게임사들이 도쿄로 향한다. 국내 참가 게임사는 2024년 30여곳에서 지난해 40곳 이상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도쿄게임쇼를 신작의 첫 무대로 택한 게임사가 늘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국내 게임사는 서브컬처 신작을 도쿄서 잇달아 선보인다. 넥슨이 출품을 예고한 '파레이돌리아'는 '블루 아카이브'를 만든 넥슨게임즈의 신작이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소녀 '메이츠'들과 생활하며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일상적인 분위기의 3D 그래픽과 역동적인 전투가 특징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생활 콘텐츠도 마련된다.
엔씨는 디나미스원이 개발 중인 신작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첫 시연 버전을 TGS에서 공개한다. 마법이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신전기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을 표방한다. 지난 8월 일본 코믹마켓에 참가해 현지 이용자들과 접점을 넓혔으며, 오는 21일 정오까지 비공개 테스트 참가 신청을 받는다.
넷마블은 서브컬처 수집형 RPG '펄 인 블루'를 출품한다. 저마다의 상처를 지닌 소녀들과 마음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히어로이자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기사단을 육성하는 게임이다. 러브 코미디 감성을 더한 캐릭터 교감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TGS에서도 '미래시'를 선보인다. '미래시'는 '승리의 여신: 니케'와 '세븐나이츠2' 등의 핵심 개발진이 설립한 컨트롤나인의 신작이다. 시공간이 교차하는 세계에서 주인공이 소녀들과 함께 멸망 위기에 놓인 시대를 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공간을 주제로 설계한 실시간 턴제 전투가 핵심 콘텐츠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신작의 데뷔 무대로 일본을 택한 것은 시장성과 상징성을 모두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브컬처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호평받으면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팬들에게도 주목받기 용이하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0년 6월 21일부터 2025년 6월 20일까지 전 세계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매출의 54%가 일본에서 발생했다.
실제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에서 인기가 반등한 뒤 글로벌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으며, 누적 매출의 73.1%가 일본에서 나왔다.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역시 2022년 11월 출시 이후 2025년 6월까지 매출의 50.3%를 일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주력 장르를 넘어 서브컬처 게임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은 연평균 15~16%에 달하는 시장 성장률과 충성도 높은 팬층 때문이다. 서브컬처 게임은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해 시장 불황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장르다. 이용자당 매출이 다른 장르보다 높은 데다, 캐릭터 굿즈와 지식재산권(IP) 확장 상품 등을 통해 추가 수익에도 유리해 게임사 입장에서는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게임 시장 규모가 큰 데다 서브컬처 이용자층도 두꺼운 만큼, TGS에서 현지 반응을 직접 확인하면 출시 전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초기 팬층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일본에서 흥행 가능성을 입증하면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서브컬처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 신작을 처음 선보이는 무대로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