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SKB) 노동조합이 데이터센터 사업 분사에 반발하고 나섰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온 데이터센터 사업을 떼어내면서 SK브로드밴드로 돌아오는 대가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 분사와 관련한 3대 요구 사항을 사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구주 매각 대금 1조8811억원 중 일부를 SK브로드밴드의 미래 성장 재원으로 재투자하고 ▲데이터센터 사업을 대신해 SK브로드밴드를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하고 ▲이동·잔류 구성원 모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라는 내용이다.
앞선 지난달 27일 SK텔레콤은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존속 회사(SK브로드밴드)와 신설 회사(SK호라이즌)로 인적 분할한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유선·미디어·엔터프라이즈 사업, SK호라이즌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을 각각 맡는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글로벌 투자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및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SK호라이즌에 대한 3조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SK텔레콤은 보유하게 될 SK호라이즌 구주를 재무적 투자자에 매각해 1조8811억원을 확보하고, SK호라이즌은 신주 1561만7069주를 발행해 1조2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SK호라이즌 지분은 SK텔레콤 51%, KKR 29%, IMM 20%로 구성된다.
SK브로드밴드 노조는 "KKR과 IMM 컨소시엄이 신주 발행으로 투자하는 1조2000억원은 신설 법인(SK호라이즌)으로 유입되지만 구주 매각 대금 1조8811억원은 고스란히 모회사인 SK텔레콤으로 유입된다"면서 "수많은 선배와 동료가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견디며 쌓아 올린 핵심 성장 사업을 떼어내면서, 정작 SK브로드밴드에 돌아오는 구체적인 대가나 미래를 위한 성장 재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경영진은 이번 분사가 회사의 발전과 구성원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우리를 설득해 왔으나, 기다림의 결과는 실망과 배신감이라는 단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며 "SK브로드밴드의 미래를 팔아넘기는 기만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조합원의 피와 땀에 합당한 대책과 보상을 제시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경영진을 향해 "SK텔레콤이 독식하는 구주 매각 대금 1조8811억원 중 일부가 SK브로드밴드의 미래 성장 재원으로 재투자되도록 그룹과 즉시 협상하라"고 요구했다. 또 "분사 이후의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제시하라"며 "데이터센터 사업을 대신해 SK브로드밴드를 이끌어갈 '우리만의 무기'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라"고 했다. 이어 "이동 구성원에게는 소속 변경에 따른 심리적 부담과 전문성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임금 인상 및 격려금을 보장하라"며 "잔류 구성원에게도 핵심 성장 사업 분리로 인한 성장 동력 상실과 미래 불확실성을 상쇄할 수 있는 합당한 보상안을 즉각 제시하라"고 했다.
노조는 "경영진이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면, 노조는 기만적인 데이터센터 분사 추진 계획에 절대 동의할 수 없음을 공식적으로 천명한다"며 "경고를 무시하고 분사를 강행할 경우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