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8·폴드8 울트라·플립8'(이하 갤럭시 Z8)이 국내 예약 판매 144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흥행을 거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모서리 눌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23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인기를 끈 4대3 비율의 여권형 Z폴드8을 비롯해 Z폴드8 울트라 일부 제품에서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내구성과 보호를 위한 정상적인 설계 특성"이라고 설명했지만, 이용자들의 의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논란이 된 '모서리 눌림'은 화면 모서리 네 곳 중 특정 부분을 손으로 눌렀을 때 유격이 있는 것처럼 안쪽으로 들어가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같은 모델에서도 눌리는 위치와 정도가 제각각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제품은 오른쪽 상단이 눌리는 반면 다른 제품은 왼쪽 상단에서 눌림이 나타나고, 아예 네 모서리 모두 단단하게 느껴진다는 사용자도 있습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오른쪽 상단 모서리의 눌림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오른쪽 하단이 그 뒤를 잇는다는 경험담이 나옵니다. 반면 왼쪽 모서리는 상대적으로 눌림이 적거나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 Z폴드7에서는 없던 현상입니다.
삼성전자는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 올라온 모서리 눌림과 관련한 이용자 문의에 '삼성전자 휴대폰 담당자' 명의로 답변을 남기며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 Z폴드8과 Z폴드8 울트라의 메인 디스플레이 외곽 모서리에 내구성과 보호를 위한 '완충(쿠션) 구조'가 적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휴대폰 담당자는 "디스플레이 내부 부품 간 간섭이나 눌림에 의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해당 영역에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설계가 적용됐다"며 "이로 인해 특정 부분을 가볍게 눌렀을 때 미세하게 움직이는 느낌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는 디스플레이 보호와 내구성 향상을 위해 적용된 정상적인 설계 특성"이라며 제품 성능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제품 이상이 우려될 경우에는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안내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설명대로라면 모서리 눌림은 제품 결함이 아니라 폴더블폰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일종의 '쿠션'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단순히 '눌린다, 안 눌린다'가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의도한 설계라면 어느 정도까지 눌리는 것이 정상인지, 4개 모서리가 모두 같은 구조인지, 모서리마다 눌림 정도가 다른 것도 정상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게 이용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실제 일부 이용자는 "모서리가 눌리지 않는 제품은 오히려 불량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용자들이 직접 제품을 분해해 구조를 확인하고 물에 담가 내구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IT 유튜버들은 자체적으로 모서리 눌림과 관련된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Z플립8 기기를 물에 담가보는 실험을 진행한 것입니다. 갤럭시Z폴드8과 폴드8 울트라는 IP48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IT 유튜버 '언더케이지(UNDERkg)'는 Z폴드8 모서리 눌림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기기도 우측 상단 모서리가 눌리는 것을 확인한 후 물이 담긴 수조에 기기를 푹 담근 상태에서 모서리를 눌러봤습니다. 테스트에서는 물속에서 기기를 여러번 눌렀음에도 기포가 올라오거나 화면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언더케이지는 30분간 기기를 물에 담가둔 뒤 꺼냈는데, 스마트폰은 멀쩡하게 작동했습니다. 다만, 겉면의 물기를 닦아낸 후 눌리는 모서리 틈새에 얇은 휴지를 끼워 넣어보니 기기 내부에서 물이 배어나오기는 했습니다.
기기를 분해해본 유튜버도 있습니다. 유튜버 '궁금하기 큐리어스하기(CuriousHagi)'는 Z폴드8을 분해해본 결과 기기 모서리에는 접혔을 때 고정할 수 있는 좌석이 들어가 있는데 이번 갤럭시Z8 시리즈에서는 자석 부분이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는 빈 공간을 만들었고, 상단과 하단의 자석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눌림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완충형 구조가 맞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작 갤럭시Z7 시리즈에서는 자석과 프레임 높이가 일치하는 평평한 구조라 모서리 눌림이 없었다는 설명이죠.
또한 화면 왼쪽은 오른쪽과 달리 끝부분에 약간의 단차만 만들어져 있어 모든 부분의 눌림 정도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궁금하기 큐리어스하기는 "내구성이 이유라면 네 곳의 모서리가 같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자석이 위치한 부분은 자성이 있는 이물질이 부착되기 쉽고 이물질이 자석에 붙은 상태에서 기기를 실수로 닫았을 때 디스플레이가 파손될 수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회로가 들어가야 하는 왼쪽보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오른쪽 자석 부분의 빈 공간을 최대한 넓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디스플레이 하단에 부착되어 있는 방수테이프가 위치한 부분을 약간의 힘을 주고 눌러봤을 때 아주 미세한 굴곡이 느껴지는데, 약간의 두께감이 있고 폼 타입의 늘어나는 재질이기 때문에 사용하다 보면 조금 더 밀착되면서 개인 사용 환경에 따라 눌림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궁금하기 큐리어스하기는 "안쪽으로 물이 들어가더라도 방수 테이프 바깥쪽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방수 기능에는 영향이 없어 보인다"며 "힌지 부분으로 물이 들어갔을 때 회로 내부로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방수 구조가 이어져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은 제품이 주는 사용의 편리성 뿐 아니라 기능상 논란이 있을 때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줘야 의문이 해소된다"며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잠재우려면 단순히 '정상 설계'라고 설명하는 것을 넘어 왜 모서리마다 눌림 정도가 다른지, 제품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까지를 정상 범위로 보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