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가속기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처음 공개한다. 내년 AI 학습·추론용 고부가 FC-BGA 양산에 나서는 데 이어 2028년에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꼽히는 유리기판을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9일부터 11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KPCA 쇼 2026(국제 반도체 기판 및 첨단 패키징 산업전)'에 참가해 차세대 기판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올해 23회째인 KPCA 쇼는 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쇄회로기판(PCB)·반도체 패키징 전문 전시회다. 올해는 국내외 약 350개 업체가 참가한다.
LG이노텍은 이번 전시에서 AI 가속기용 FC-BGA를 처음 선보인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고사양 반도체 기판이다. AI 가속기용 FC-BGA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고성능 반도체에 사용돼 높은 회로 집적도와 대면적 설계 기술이 요구된다.
이번에 공개하는 제품은 한 변의 길이가 100㎜를 넘는 대면적 기판이다. LG이노텍은 약 50년간 기판 사업에서 축적한 초미세 회로 구현 및 고다층화 기술을 적용했다. 회사는 AI 가속기를 비롯한 AI 학습·추론용 고부가 FC-BGA를 2027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가로·세로 85㎜ 크기의 대면적 FC-BGA와 이보다 면적을 약 40% 키운 초대면적 제품 샘플도 함께 전시한다.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칩 임베딩'도 선보인다. 반도체 칩을 기판 표면에 올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기판 내부에 칩을 삽입하는 기술이다. 칩과 기판 사이의 연결 거리를 줄여 신호 전달 성능을 높이고 전기 저항과 전력 손실을 낮출 수 있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기술도 공개한다. 기존 유기 소재 대신 기판의 코어층에 유리를 적용해 대면적 기판에서 발생하기 쉬운 휨 현상을 줄이고 미세 회로 구현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LG이노텍은 2028년 유리기판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전시 공간에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 기판과 고성능 메모리용으로 적용처를 확대하고 있는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 기판을 선보인다.
초미세 구리 기둥 위에 솔더볼을 얹어 기판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Cu-Post' 공법도 소개한다. 기존 방식 대비 솔더볼 간격을 약 20% 수준으로 줄여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배치할 수 있다. 납보다 열전도율이 7배 이상 높은 구리를 활용해 방열 성능도 높였다.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분야에서는 칩온필름(COF), 2-Metal COF 등 디스플레이용 기판과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 '에코노바'를 전시한다. 에코노바는 팔라듐이나 금 등 귀금속 도금 공정을 거치지 않고도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친환경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전무는 "이번 전시는 LG이노텍의 기판이 AI와 스마트폰,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과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기회"라며 "혁신 제품을 앞세워 기판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9356억원, 영업이익 9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9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6.5%에서 10.6%로 상승했다. LG이노텍은 패키지솔루션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해 2031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