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아르튀르 멘슈 미스트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오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유럽 대표 인공지능(AI) 기업 미스트랄이 삼성전자 주도로 30억유로(약 4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미스트랄은 '유럽의 오픈AI'로 불린다.

미스트랄은 이번 시리즈 D 투자 라운드를 통해 30억유로를 유치했다고 8일 밝혔다. 기업가치는 창업 3년 만에 210억유로(약 33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유럽 민간 기술기업이 유치한 지분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주도했으며, 스웨덴 투자사 EQT가 운용하는 '스케일업 유럽 펀드'와 기존 투자사 PSG에쿼티가 공동 주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삼성전자의 개별 투자액과 확보 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스트랄은 2023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이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생성형 AI 시장에서 '오픈웨이트(open-weight·가중치 공개)' 모델을 앞세워 몸집을 키웠다. 오픈웨이트는 AI 모델의 핵심 학습 결과물인 가중치를 외부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기업이나 기관이 이를 가져와 자체 환경에 구축하고 필요에 따라 수정·활용할 수 있다.

또 데이터와 모델, 컴퓨팅 인프라, 운영 환경에 대한 통제권을 기업이 직접 유지하는 '소버린 AI'를 주요 사업 전략으로 내세운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AI 기술과 반도체·제조 분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스트랄이 AI 모델을 넘어 이를 구동하는 컴퓨팅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경우 AI용 메모리와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미스트랄은 앞서 시리즈 C 투자 라운드를 주도한 네덜란드 ASML에 이어 이번에 삼성전자 주도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첨단 제조, 엔지니어링, 산업 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거인들의 강력한 지원을 확보하게 됐다.

미스트랄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최첨단 AI 연구개발(R&D)과 컴퓨팅 역량 등 인프라 확충, 제품 개발,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스트랄은 현재 세계 20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에어버스, ASML, HSBC 등 125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최근 미스트랄은 서울에서 근무할 기업용 AI 서비스 담당 인력 채용에 돌입했다.

아르튀르 멘슈 미스트랄 최고경영자(CEO)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중국 AI 경쟁사들과 견줄 만한 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R&D와 제품, 인프라 분야 투자를 가속화하고 기업과 기관이 각자의 환경에 맞춰 AI를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