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88%가 최소 하나 이상의 업무에 인공지능(AI)을 도입했지만, AI가 기업의 이익에 유의미하게 기여하고 있다고 답한 곳은 단 6%에 그친다. 국내 기업들이 단순한 AI 도입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업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연례 행사 '리얼 서밋 2026'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조사를 인용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삼성SDS는 기업의 AI 도입과 실제 사업 성과 창출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을 소개했다.
AX를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삼성SDS는 오픈AI·앤트로픽·구글 등 주요 AI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로봇전환(RX)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고객사 현장에 배치하는 엔지니어도 적극 양성한다. 새로운 AI 에이전트 기반 협업 솔루션 '브리티웍스 코웍스'도 오는 10월 선보인다.
◇삼성SDS, 오픈AI 보안 동맹 '데이브레이크' 참여
이 대표는 성공적인 AX의 7가지 핵심 요소로 AI와 사람이 협업하는 방식에 맞는 업무방식 재설계, AI가 활용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 정비, 다수 AI 에이전트의 효율적인 운영 체계, AI 행동에 대한 정책 수립과 통제, AI 보안, AI 친화적 조직, 기업문화의 변화 등을 제시했다.
삼성SDS는 이런 AX 핵심 요소를 갖춘 최적의 AX를 고객사에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에서 구축한 컨설팅·개발·구축·운영 전문성을 AI 인프라·플랫폼·솔루션에 결합한 '다차원 AI 풀스택'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 현장에서 맞춤형 AI 구축을 지원하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 인력도 연내 200여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진정한 AI 풀스택은 AX 실행을 돕기 위한 컨설팅은 물론 개발과 구축, 운영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오픈AI, 앤트로픽, 구글클라우드, 엔비디아, 액센츄어 등 주요 AI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날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오픈AI의 사이버 보안 프로그램 '데이브레이크'에 파일럿(시범 운영)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 등 최첨단(프론티어) 모델을 선제적으로 활용해 기업 고객의 보안 취약점 탐지부터 보안 패치 생성까지 아우르는 AI 보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서비스는 삼성SDS의 전문 FDE와 보안 전문가들이 고객 현장에서 직접 구현할 예정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미 기업 현장에 도입되기 시작한 AI 에이전트가 생산성에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기술 인재와 인프라, 강력한 정부 지원과 역동적인 생태계를 갖춘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의 다음 장(Next Chapter)을 선도할 수 있도록 삼성SDS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제조 현장에 피지컬 AI 심는다
이날 삼성SDS는 로봇전환(RX) 사업에도 진출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 25년간 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등 기업의 제조실행시스템(MES) 구축하면서 축적한 제조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SDS는 AX의 적용 범위를 디지털에서 물리적 제조 현장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지난 6월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내 'RX사업팀'과 'RX실행팀'을 신설한 바 있다.
삼성SDS는 그간 축적한 제조 현장의 데이터와 경험을 기반으로 로봇을 활용한 제조 자동화와 전체 생산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조 현장의 다양한 수작업을 자동화하는 게 목표다. 내년에는 생산설비와 로봇을 하나로 연결해 운영하는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로봇 오케스트레이션이란 공장 내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들을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합 제어해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로봇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조율하는 기술을 뜻한다.
나아가 서로 다른 로봇 간의 연동을 표준화하기 위한 '팀 REX' 로보틱스 파트너십을 구성해 RX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는 토요타 연구소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기업인 '월든 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로봇, 엔닷라이트 등 1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월든 로보틱스와는 전략적 투자·협력을 체결하고, 제조 현장의 핵심 활용 사례 공동 발굴과 기술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삼성SDS가 25년간 축적한 제조 전문성과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에 세계 최고 수준의 피지컬 AI 로봇 기술을 결합해 제조 고객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러스 테드레이크 월든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는 "피지컬 AI는 제조업의 혁신을 몰고 올 기술이지만,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해 측정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려면 대규모 현장 적용 역량과 사업 이해도가 필수적"이라며 "이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삼성SDS와 파트너십을 맺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조사부터 메일 발송까지…'AI 업무 동료' 10월 출격
삼성SDS는 이날 AI 기반 협업 솔루션인 '브리티웍스'의 새로운 AI 에이전트 기능인 '코워크'도 선보였다. 코워크는 단순 정보를 검색하거나 추천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가 업무 목표를 할당하면 필요한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자료 조사, 보고서 작성, 메일 발송, 일정 등록 등 실제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는 'AI 업무 동료'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임직원들이 주고받는 메일, 대화, 일정 등의 복잡한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기업 업무 시스템과 연동되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기업이 정한 기준(거버넌스) 안에서 안전하게 작동한다.
삼성SDS 관계자는 "브리티웍스 코워크는 개인의 업무 맥락을 이해하는 동시에 기업의 데이터와 시스템을 연결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용 AI 에이전트"라며 "오는 10월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동원그룹은 삼성SDS의 브리티웍스를 활용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방식을 바꾼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내부 업무에 먼저 AI를 적용해 검증하는 '클라이언트 제로' 전략과 AX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고객 현장에서의 AX 실행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기업의 AI 활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 최초 AI 전용 데이터센터인 동탄 데이터센터와 향후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미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대한민국 전체를 연결하는 안정적인 'AI 고속도로'를 마련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