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샤오미 18 폴드는 애플 제품보다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자체 개발 칩은 애플 A19 프로보다 반응성이 뛰어납니다."(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겸 CEO)
애플이 처음으로 접는 아이폰을 선보이기도 전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먼저 폴더블폰을 꺼내 들었다. 화웨이는 두 번 접었고, 샤오미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권형 디자인에 자체 개발 칩을 적용했다. 폴더블폰 시장의 후발 주자로 들어오는 애플의 시장 진입을 앞두고, 중국 업체들은 자신들이 이미 이 시장의 선두 주자라는 사실을 과시하며 선공에 나선 모양새다.
로이터는 7일(현지 시각) 화웨이가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XT2'를, 샤오미가 역대 최상위 모델인 '샤오미 18폴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메이트 XT2의 가격은 1만9999위안(401만원)부터 2만4999위안(501만원), 샤오미 18폴드 가격은 1만9999위안(220만원)부터 1만4999위안(301만원)이다.
◇ 화웨이 '500만원 트라이폴드' 사전예약 완판… 샤오미 '애플' 직접 언급하며 견제
화웨이는 폼팩터로, 샤오미는 칩으로 애플을 겨냥했다.
화웨이의 메이트 XT2 시리즈는 회사의 반도체 성능 향상 이론인 '타우(τ) 법칙'을 기반으로 한 '로직폴딩(LogicFolding)' 기술이 적용된 기린 9050 프로 칩이 탑재됐다. 이와 함께 재설계된 힌지, 향상된 방수 기능, 주변 사람들이 화면을 볼 수 없도록 하는 프라이버시 스크린을 적용했다. 화웨이는 새로운 칩 설계가 더 적은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더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화웨이의 신제품은 회사가 2024년 9월 선보인 트라이폴드 2세대 제품이다. 전작이 Z자형으로 접었다면, 이번에는 좌우 화면을 안쪽으로 접는 G자형 구조를 선택했다. 화웨이는 지난달 31일 메이트 XT2에 대한 사전 예약을 시작했는데, 사전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완판되며 중국 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68%(스마트애널리틱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공고히했다.
샤오미는 신제품 공개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애플을 언급했다. 레이준 샤오미 CEO는 샤오미 18 폴드가 애플의 아이폰 프로 맥스보다 가볍다고 소개했다. 신제품 무게는 219g, 펼쳤을 때 두께는 5.02㎜다. 특히 샤오미 18폴드는 샤오미 자체 개발 엑스링 O3 AI 프로세서를 탑재했는데, 레이준 CEO는 이 프로세서가 애플 A19 프로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CXMT에서 공급하는 D램 메모리 칩이 적용됐다.
◇ 애플, 후발 주자지만 단숨에 2위 전망
애플은 오는 9일(현지 시각) 신제품 공개 행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26일 그레그 조스위악 애플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홈페이지에 "깜짝 놀랄 준비를 하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지만, 아이폰 생태계와 브랜드 충성도를 앞세워 단숨에 시장을 확대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동안 폴더블폰 시장의 경쟁 구도는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의 대결에 가까웠지만, 애플은 단숨에 시장 2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32%로 전망하면서 애플과 화웨이는 각각 25%, 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특히 애플의 전 세계 폴더블폰 점유율이 2027년에는 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동시에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참전으로 전 세계 제품 출하량이 연말까지 누적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와 샤오미가 애플의 진입을 앞두고 신제품을 공개한 것은 단순한 견제를 넘어, 애플이 들어오기 전 폴더블 시장에서 자신들의 기술적, 시장적 우위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들이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 직전 공세에 나서는 것은 자국 특유의 애국 소비를 공략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2.6%의 점유율로 애플(18.1%)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12.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폴더블 시장에서의 위치는 더욱 공고하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마트애널리틱스글로벌에 따르면, 화웨이는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더욱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2분기 중국 내 출하량의 68%를 차지했다.
◇ 애플 판매량, 수요보다 생산 능력이 좌우할 듯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와 같은 책처럼 좌우로 접는 디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요 외신은 첫 폴더블 아이폰이 접었을 때는 약 5.3~5.5인치 외부 화면을 사용하고, 펼치면 약 7.7~7.8인치의 대화면을 이용하는 형태로 전망하고 있다. 펼친 화면은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가로로 넓은 4대 3에 가까운 화면비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맥루머스에 따르면 애플은 펼쳤을 때 약 4.5~4.8㎜, 접었을 때 약 9~9.5㎜ 수준의 초박형 설계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문제인 화면 주름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만드는 기술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메라는 현재 후면에 4800만 화소급 메인 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 등 2개 카메라를 탑재하는 것이 거론된다. 즉, 프로맥스처럼 망원 카메라까지 넣기보다는 얇은 폴더블 구조를 위해 망원 카메라를 포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생체인증 방식도 기존 아이폰과 달라질 수 있다. 폴더블 구조 때문에 페이스 ID 대신 측면 전원 버튼에 터치 ID를 통합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가격은 2000달러(269만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요보다 생산 능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4일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오랜 기다림 끝에 출시될 접이식 아이폰의 초기 생산량은 현재 하루 '수백 대'로 제한돼 있으며, 이는 주로 애플의 엄격한 품질 관리 기준 때문"이라며 "이러한 초기 생산량으로는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애플은 올해 폴더블 아이폰 800만~1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하며, 회사가 이를 달성하려면 일반적으로 하루 수만 대를 생산해야 해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