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0나노급 6세대(1c) D램 생산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부터 1c D램이 HBM을 쌓아 올리는 핵심 칩으로 적용되는 만큼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서버·인공지능(AI)향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자·마이크론과의 미세공정 전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 "연내 1c 공정 비중 34% 이상 전망"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c D램 비중은 올해 1분기 10% 안팎을 오르내리는 수준에서 2분기 13%대로 확대됐다. 올 3분기에는 24%대, 4분기에는 34%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분기에는 1c 비중이 35%대로 올라서며 1b(33%대)를 처음 추월해 주력 공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b(10나노급 5세대) D램 비중은 올 2분기 43%대를 정점으로 하락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c로의 생산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구세대 공정 비중이 순차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다. 업계 추정치를 보면 올 2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1c 비중은 16%대, 마이크론은 19%대로 SK하이닉스(13%대)보다 다소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 들어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며 4분기(34%대) 기준으로는 삼성전자(31%대)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D램 공급이 2분기 들어 본격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HBM4(6세대 HBM) 물량 확대와 함께 1c 기반 범용 D램 출하가 늘면서 비트그로스(생산량 증가율)가 올 상반기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 HBM4E 성능 향상 대비한 공정 전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주도권 경쟁은 1c 전환 속도와도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HBM4 단계에서부터 1c D램을 적용하며 동작 속도 11.7Gbps 수준의 최고 성능을 앞세우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검증된 1b D램과 어드밴스드 MR-MUF 패키징 기술로 양산 안정성을 우선하는 전략을 택했고, 차세대 HBM4E(7세대 HBM)부터 1c D램을 HBM 핵심 칩으로 처음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전략 차이가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주요 분석 업체는 올해 엔비디아·구글·AMD 등 합산 기준 HBM4 시장 점유율을 SK하이닉스 50%대 중반, 삼성전자 20%대 후반, 마이크론 10%대 후반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양산 안정성을 앞세워 물량 우위를 지키는 사이, 삼성전자는 기술 스펙 우위로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구도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가 1c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단순한 미세화를 넘어 원가·생산성 측면에서도 실질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웨이퍼당 비트 생산량이 이전 세대 대비 늘어나는 만큼 동일 웨이퍼 투입 대비 산출 비트가 늘어 원가 경쟁력이 개선되고, 이는 하반기 이후 D램 부문 수익성 방어에 힘을 보탤 요인으로 꼽힌다. 서버·HBM향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맞물려 1c 전환이 진행되는 만큼, 생산성 개선이 곧바로 이익률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c 전환 속도 자체는 고무적이지만 실제 양산 수율과 고객 인증 일정이 뒷받침돼야 의미가 있다"며 "HBM4E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세공정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