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도심의 훔볼트 카레(Humboldt Carré)에 마련된 삼성전자 'IFA 2026' 단독 전시관에서 거래선 관계자들이 삼성전자 임직원들과 사업 논의를 하고 있다./베를린=정두용 기자

"올해는 파트너들과 좀 더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해 제품의 우수성과 솔루션의 사용성을 깊이 있게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별도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설훈 삼성전자 독일법인 소비자가전(CE) 부문장(부사장)은 독일 베를린 도심의 훔볼트 카레(Humboldt Carré)에 마련된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6 단독 전시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IFA 2026 개막 이틀 전인 2일부터 6일(현지시각)까지 이곳에서 유럽 유통업체와 기업간거래(B2B) 고객 등을 대상으로 전시를 운영했다.

메세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6은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전시장에 대형 공개 부스를 꾸리고 일반 관람객에게 제품을 보여주는 동시에 거래선 상담을 진행했다. 올해는 대형 공개 부스를 메세 베를린에 두지 않고 약 8㎞ 떨어진 도심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거래선과 제품·판매 전략을 깊게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IFA 본행사보다 이틀 먼저 문을 열고 이틀 먼저 닫는 일정에서도 거래선 중심의 성격이 드러난다.

삼성전자 훔볼트 카레 전시관은 '깊이 있는 소통'에 맞춰 공간이 구성됐다. 삼성전자 직원이 소수의 거래선 관계자에게 '맞춤형 설명'을 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제품 투어를 마친 거래선 관계자들은 관람 동선과 분리된 상담 공간에 앉아 삼성전자 임직원들과 사업 논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독일 베를린 도심의 훔볼트 카레(Humboldt Carré)에 마련된 삼성전자 'IFA 2026' 단독 전시관에서 설훈 삼성전자 독일법인 소비자가전(CE) 부문장(부사장)이 전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베를린=정두용 기자

◇ 미술관처럼 제품 보고 상담실로… "소그룹이라 집중도 높아"

전시는 아치 형태의 '포털'을 통과하면서 시작됐다. 안쪽에는 ▲엔터테인먼트 컴패니언 ▲홈 컴패니언 ▲셀프케어 컴패니언 등 세 공간이 차례로 이어졌다. 한 번에 소규모 인원이 담당자의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는 방식이다. 115형 마이크로 RGB TV와 대화형 인공지능(AI) '비전 AI 컴패니언', 식재료를 인식해 레시피를 제안하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갤럭시 스마트폰·웨어러블 등을 생활 장면에 맞춰 배치했다.

거래선이 실제 매장에서 제품을 어떻게 판매할지도 보여줬다. TV 앞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스크린 사이즈 시뮬레이터'를 실행하면 77형 화면을 115형 등 다른 크기로 바꿔 설치 모습을 비교할 수 있었다. 매장에 모든 크기의 TV를 진열하지 않아도 고객이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한 기능이다.

최성민 삼성전자 독일법인 CE 리테일 담당 프로는 "전시장은 일단 시끄럽고 집중도가 떨어진다"며 "단독 전시관에서는 소그룹으로 진행해 제품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선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에서 TV·모바일·모니터 등 소비자 대상 제품을 선보인 만큼 IFA에서는 거래선과의 상담에 더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베를린 도심의 훔볼트 카레(Humboldt Carré)에 마련된 삼성전자 'IFA 2026' 단독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삼성전자

◇ CES 이어 전시 역할 분리… 메세 베를린엔 크리에이터 허브

삼성전자가 IFA에서 메세 베를린의 대형 제품 전시를 하지 않는 것은 1991년 첫 참가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메세 베를린의 시티큐브 베를린을 사실상 단독으로 사용하며 제품 전시와 거래선 상담을 함께 해왔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에서 먼저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의 대형 공개 부스 대신 윈 호텔에 단독 공간을 마련했다. 다수 관람객에게 제품을 한꺼번에 노출하기보다 고객별로 제품과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방식을 확대한 것이다.

다만 메세 베를린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없앤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IFA 팔레에 '삼성 크리에이터 허브'를 마련해 8일까지 운영한다. 인플루언서와 콘텐츠 제작자를 대상으로 갤럭시·TV·생활가전을 활용한 '삼성 AI 방탈출'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거래선 상담은 도심의 독립 공간으로 옮기고, 메세 베를린에서는 크리에이터 중심 체험을 운영하는 식으로 전시 목적에 따라 공간을 나눈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