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된 SK텔레콤, 카카오, KT가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착수 간담회를 열고 서비스 개발 목표를 발표했다.
모두의 AI는 외산 AI 의존도를 낮추고 전 국민이 쉽고 편리하게 우리 AI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국산 모델 기반 범용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정부 사업이다. 총 6개 컨소시엄이 공모에 참여했고, 이스트소프트·엠케이디·제논 등 3개 컨소시엄이 탈락했다. 과기정통부는 선정된 3개 기업에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총 512장을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한다. 내년 예산은 총 2500억원이다.
◇ 카카오 "카톡으로" SKT "전화로" KT "다음 검색에 내장"
3개 기업은 연내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인증부터 신청·결제까지 절차를 대신 수행하는 '실행형 AI'를 내세웠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이 익숙지 않은 국민도 쓸 수 있도록 전화나 문자로 서비스에 진입하도록 한다. '1532'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면 AI가 답변하는 방식이다. 자체 모델 A.X K2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발한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국민이 걱정하는 건 외산 범용 모델 대비 성능일 텐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을 거치며 국산 모델의 역량은 국민이 불편 없이 쓸 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산 모델에 의존할 경우 자칫 국민의 생활이 멈추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소버린 AI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지금은 외산 AI 서비스의 요금이 충분히 이용 가능한 수준이지만, 언제 어떤 수준으로 가격이 높아질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LG유플러스·LG AI연구원·LG전자·LG CNS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모두의 AI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카나나 계열 51%, 엑사원 계열 49%로 구성할 계획이다. 정보 탐색부터 신청·예약·결제까지 하나의 대화로 완결되는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카카오톡 '친구' 탭 상단에 모두의 AI 진입점을 배치해 국민의 AI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국민이 AI를 한 번 경험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국민의 생활 습관으로 스며들도록 하겠다"며 "보여주기 위한 AI가 아니라 실제로 쓰이는 AI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는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으로 곧바로 모두의 AI 서비스에 진입할 수 있다"며 "올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500만명, 2030년 3000만명이 목표"라고 말했다.
KT는 실시간 검색 기반 범용 AI 에이전트와 공공·교육·금융·쇼핑 등 10여 개 분야의 특화 서비스를 연결한 '이음'을 소개했다. 익숙한 포털 검색에서 자연스럽게 AI를 접하도록 포털 '다음' 검색에 서비스를 내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KT 자체 모델을 포함해 업스테이지·모티프테크놀로지스·NC AI·솔트룩스 등 여러 국산 AI 모델을 통합했다. 이용자 요청에 맞는 최적의 모델을 연결한다.
박윤영 KT 사장은 "국민이 '써보니 정말 괜찮네'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단순히 묻고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해결까지 하는 AI를 만들고,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오프라인 현장 접점까지 찾아가겠다"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멀티모델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경제성과 안정성을 담보한 AI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 정부 "선정된 3사 점수 차 거의 없어… 탈락 컨소시엄과는 격차"
정부는 독파모 프로젝트에서 모티프의 이의 제기 이후 사업자별 세부 평가 점수를 공개했고, 이번 모두의 AI 프로젝트에서는 공모에 참여한 총 6개 사업자의 세부 점수와 순위를 밝히지 않았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제도가 흔들리지 않도록 공정성과 객관성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면서도 "참여 기업 의사를 반영해 점수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데, 1위 기업은 공개를 원하지만 순위가 낮은 기업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모두의 AI 공모에서 참여 기업이 원치 않아 점수 공개를 하지 않았다며, "최종 선정된 3개 사업자의 점수는 거의 비슷해 차이가 거의 없는 편이었고, 아쉽게도 나머지 컨소시엄은 선정된 3개 사업자와 점수 차가 나는 편이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예산 총 2500억원 가운데 1700억원은 GPU 사용 비용으로 배정했다. B200 GPU 2000장을 임차하는 비용으로 책정했다. 실제 사용량을 기반으로 정산해, 이용자가 많고 활동성이 높은 컨소시엄이 더 많은 예산을 가져가게 된다. 사실상 3개 사업자가 이용 실적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인 셈이다. 나머지 예산은 사업자 지원과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에 배분된다. 각 사에 100억원씩, 총 300억원을 직접 지원하고 나머지 500억원은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민이 이미 외산 AI를 쓰고 있으므로, 외산 대비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모두의 AI는 실패한 것"이라면서 "국민이 '와우(wow)'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도록 다 같이 뜻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배 부총리는 "모두의 AI의 목표는 국민 누구나 AI를 쓰는 것이지만, 그동안 추진해 온 독파모와 국산 AI 반도체 등 기술을 모두 녹여내 대한민국의 AI 역량을 한두 단계 높이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며 "우리나라에서도 AI 플랫폼 기업이 나와야 하고, 모두의 AI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두의 AI는 컨소시엄 간 경쟁을 유도하지 않고 하나의 브랜드로 가야 한다"며 "컨소시엄 간 긴밀한 협업으로 모두의 AI가 하나의 브랜드로 나아가도록 공동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