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게임 구독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패스' 가입자에게 무제한으로 제공해 온 클라우드 게임 이용 시간을 월 최대 15시간으로 제한한다. 정액 구독으로 수백개 게임을 즐기는 '게임계의 넷플릭스'를 표방했지만, 서버 운영비 상승에 무제한 정책에서 물러선 것이다. MS의 이번 조치로 영상·음악 시장에서 안착한 무제한 구독 모델을 게임산업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MS는 오는 11월부터 엑스박스 게임패스 전 요금제에 월간 클라우드 게임 이용 한도를 차등 적용한다. 얼티밋 가입자는 월 15시간, 프리미엄은 10시간, 에센셜은 5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각각 30분, 20분, 10분에 불과하다. 한도를 소진하면 엑스박스 스토어에서 추가 이용 시간을 구매해야 하며, 추가 요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동시에 시간제 이용 대상을 비구독자까지 넓혔다. 게임패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오는 11월부터 시간 단위 이용권을 구매하면 지원 기기에서 자신이 보유한 대상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다. MS는 지난 6월부터 광고를 시청하면 별도 비용 없이 클라우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도 시험하고 있다. 접근 문턱은 낮추되 실제 이용 시간은 관리해 운영비 부담을 통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MS는 개편의 배경으로 이용자 수와 플레이 시간이 늘면서 운영비가 증가한 점을 꼽았다. 클라우드 게임은 원격 서버에서 게임을 구동하고 화면을 실시간 전송하기 때문에 이용 시간 내내 네트워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 자원을 점유한다. 이용자가 오래 접속할수록 비용이 커지는 만큼, 월간 한도를 둬야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MS는 이용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대상은 전체 게임패스 가입자의 4%라고 밝혔다. 추정 가입자 수 약 3000만명을 기준으로 120만명이 영향받는 셈이다.
엑스박스는 게임패스 가격과 혜택을 거듭 개편한 데서도 수익성 고민을 보여준다. MS는 지난해 10월 얼티밋 월 요금을 19.9달러에서 29.9달러로 50% 올렸지만, 반년 만인 지난 4월 22.9달러로 다시 낮췄다. 대신 향후 출시되는 '콜 오브 듀티' 신작은 출시 당일이 아닌 약 1년 뒤 게임패스에 제공하기로 했다. 가격을 일부 되돌리는 대신 핵심 콘텐츠와 클라우드 이용 혜택을 잇달아 축소하며 가입자 확대와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둔 것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엑스박스가 '게임계 넷플릭스'를 표방했지만, 클라우드 게임 비용 구조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OTT는 하나의 콘텐츠를 다수 이용자에게 동시에 전송할 수 있지만, 클라우드 게임은 이용자마다 개별적으로 화면과 조작을 렌더링해야 한다.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서버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이용자 증가가 OTT처럼 규모의 경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엔비디아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의 이용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인프라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4년 유료 요금제 이용자의 월간 게임 이용 시간을 기존 무제한에서 100시간으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면 추가 이용 시간을 구매하도록 했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정책을 도입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이용자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게임은 가입자가 늘수록 서버와 GPU 비용도 함께 커져 이용자 수만으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엔비디아에 이어 MS가 게임패스에 시간제한을 둔 것은 사업자들이 가입자뿐 아니라 실제 이용 시간까지 관리해야 할 만큼 인프라 효율성이 수익성의 핵심이란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