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 로보택시들이 주행 중이다./연합뉴스

미국 로보택시 시장의 경쟁이 기술 검증을 넘어 얼마나 많은 차량을 여러 도시에 빠르게 배치할 수 있느냐를 겨루는 규모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알파벳의 로보택시 자회사 웨이모는 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미국 14개 도시로 확대하고 운행 차량도 4000대 이상으로 늘렸다. 아마존 자회사 죽스(Zoox)도 시험·운행 지역을 12곳으로 넓혔다. 업체들은 서비스 지역과 차량을 늘리는 동시에 제작·운영비가 낮은 전용 로보택시를 투입해 수익성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웨이모와 중국 포니AI 등이 국내 진출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모는 지난 1일부터 미국 덴버·샌디에이고·탬파에서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확대로 웨이모가 일반 승객에게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도시는 11곳에서 14곳으로 늘었다. 수잔 필리온 웨이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미국 전역에서 일상적인 교통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접근하기 쉽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1년 만에 5곳→14곳… 웨이모, 몸집 빠르게 키워

웨이모는 2020년 10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로 각각 서비스를 확대하고, 2025년에는 오스틴과 애틀랜타로 진출하면서 서비스 지역을 5개 도시로 늘렸다. 올해 들어서는 마이애미·댈러스·휴스턴·샌안토니오·올랜도·내슈빌 등에 잇따라 진출한 데 이어 이달 덴버·샌디에이고·탬파까지 추가했다. 지난해 5곳이던 서비스 지역이 약 1년 만에 14곳으로 늘어난 셈이다.

운행 차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웨이모는 지난해 5월 미국 4개 도시에서 1500대 이상의 상용 로보택시를 운행했는데, 현재 재규어 I-페이스와 차세대 로보택시 '오하이(Ojai)'를 합쳐 4000대 이상을 운행하고 있다. 약 1년 4개월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지난 3월 웨이모가 공개한 주당 유료 운행 횟수는 50만건으로, 2024년 5월 5만건에서 약 2년 만에 10배 증가했다. 완전 자율주행 누적 운행거리도 올해 3월 말 기준 2억2000만마일(약 3억5400만㎞)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해외 진출도 시작했다. 웨이모는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 출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또한 영국 런던에서도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 죽스·테슬라도 서비스 지역 확대

후발 주자들도 서비스 지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죽스는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이달 휴스턴과 샌디에이고에서 지도 구축과 자율주행 시험에 나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죽스가 자율주행차를 시험하거나 운행하는 미국 지역은 12곳으로 늘었다.

테슬라도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6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테슬라는 올해 4월 댈러스와 휴스턴으로 확대했고, 7월에는 마이애미에 이어 올랜도와 탬파까지 진출했다. 약 1년 만에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 지역이 텍사스·플로리다 6개 도시로 늘어났다.

죽스(Zoox)의 로보택시./연합뉴스

◇ 이제는 가성비 경쟁… 전용 로보택시로 원가 낮춘다

차량 확대와 함께 전용 로보택시를 통한 비용 절감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웨이모는 그동안 재규어의 전기차 I-페이스를 개조해 자율주행 차량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 지커(Zeekr)가 만든 미니밴에 웨이모의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전용 로보택시 오하이를 도입 중이다.

웨이모는 지커와 2021년 손잡고 오하이를 개발해왔다. 지난달 중순 기준 상용 운행 중인 오하이는 약 300대였으나, 시장조사 업체 모펫네이선슨은 선적 자료를 토대로 올해 말까지 미국에 반입되는 오하이가 5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웨이모가 현재 운용하는 재규어 차량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테슬라도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2인승 전용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앞세워 차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사이버캡은 2024년 처음 공개됐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향후 판매 가격을 3만달러(약 4200만원)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3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사이버캡 출시 행사를 열고 구체적인 투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 中 포니AI 200대 도입 추진… 국내서도 규모 경쟁 시작되나

해외 로보택시 업체들의 한국 진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자율주행 업체 포니AI는 국내 퓨처링크와 손잡고 7세대 로보택시 200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차량 10대를 들여와 국내 인증을 받은 뒤 190대를 추가 도입해 2028년 서울에서 완전 무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웨이모도 지난 7월 24일 서울 서초구에 '웨이모코리아'를 설립했다. 법인 사업 목적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여객자동차 운수업 등이 포함됐다. 우버 역시 지난달 서울시 자율주행 플랫폼 운영을 위한 사업자 공모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우수한 IT·통신 인프라와 높은 모빌리티 수요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최적의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기업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차량 인증, 임시운행 허가 취득 등 국내 법령이 정하고 있는 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진입 즉시 서비스가 가능한 구조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