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기술이 글로벌 선두권보다 약 15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이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최첨단 공정의 핵심인 EUV 분야에서는 상당한 기술 격차가 있다는 진단이다.
3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독일 광학기업 자이스그룹의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프랑크 로문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EUV 노광장비를 개발하는 데 15년이 필요하다"며 "다만 중국의 발전 정도를 수치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UV 노광장비는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장비다. 현재 전 세계에서 네덜란드 ASML만 생산하고 있다. 자이스는 EUV 장비에 탑재되는 핵심 광학 부품을 독점 공급한다. ASML은 2017년 자이스 반도체 부문 지분을 10억유로(약 1조5700억원)에 인수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기술 확보를 견제하기 위해 EUV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EUV보다 이전 세대 기술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ASML로부터 공급받고 있지만, 미국은 최신 DUV 장비에 대해서도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반도체 장비 공급망 자립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은행 UBS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자체 EUV 기술이 최소 10년가량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DUV 장비 국산화 움직임은 EUV보다 빠르다. 지난 7월에는 상하이의 한 중국 기업이 자체 DUV 노광장비를 제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로문트는 이에 대해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며 중국 장비가 실제 어느 정도 성능을 가졌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여전히 우리가 앞서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장기적으로 중국의 장비 국산화를 촉진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로문트는 수출 규제 확대가 자이스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출 제한이 오히려 중국 내 기술 혁신을 빠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