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6'에서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필요한 기능을 먼저 수행하는 '실행형 인공지능(AI)' 홈을 선보인다. 차세대 AI홈 허브 '씽큐 온'에 탑재되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비서) '씽큐 클로'도 처음 공개한다. AI 가전과 홈 허브,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을 연계해 집 안에서 AI가 맡는 역할도 넓혔다.
LG전자는 4일부터 8일(현지시각)까지 메세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6에 참가한다고 3일 밝혔다. '당신에게 맞춘 혁신(Innovation in tune with you)'을 주제로 약 3745㎡(약 1133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고 핵심 제품 150여개를 공개한다.
전시장에는 ▲AI홈 허브 'LG 씽큐 온(ThinQ ON)'과 플랫폼 'LG 씽큐(ThinQ)'를 연계한 솔루션 ▲공간·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핏 앤 맥스(Fit & Max)' 가전 ▲LG 올레드 에보 AI 중심의 미디어 갤러리 ▲프리미엄 라인업 'LG 시그니처' 등을 배치한다. 전체 면적의 약 46%는 기업간거래(B2B) 고객 전용 상담 구역으로 꾸렸다. 회사가 IFA에서 운영한 관련 공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 생활 패턴 읽고 먼저 실행하는 '씽큐 클로'… 유럽형 가전 확대
'AI홈(AI Home)' 존에는 거실과 주방, 침실, 욕실, 야외 등 실제 주거 환경을 구현했다. 각 장소에서 이용자의 상황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준다.
거실에서는 씽큐 온이 귀가 시간과 평소 습관을 고려해 온도·공기질을 미리 조절한다. 주방에선 보유 식재료와 가족 일정, 식습관을 바탕으로 메뉴와 조리 순서를 추천한다. 침실에서는 다음 날 스케줄과 수면 환경에 맞춰 에어컨·조명을 제어하며, 욕실의 바스에어 솔루션은 샤워 후 환기와 제습을 맡는다.
LG전자는 자율형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한 '씽큐 클로(ThinQ Claw)'도 처음 공개한다. 씽큐 온에 탑재되는 이 기술은 이용자와 대화하며 생활 패턴과 상황을 이해한 뒤 필요한 작업을 먼저 제안·수행한다. 채팅으로 집 밖에서도 가전을 제어할 수 있으며 웹 검색, 캘린더 등 외부 서비스와 연동된다.
적용 범위는 가정에서 상업 시설까지 넓혔다. B2B 통합 관리 솔루션 'LG 씽큐 프로(ThinQ Pro)'는 빌딩과 오피스의 ▲가전 ▲냉난방공조(HVAC) ▲에너지 설비를 한 체계에서 관리한다.
LG전자가 2024년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의 '호미(Homey)'를 활용한 홈에너지관리시스템(HEMS)도 선보인다. 호미는 가전과 조명, 센서 등 5만개 이상의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AI가전 ▲냉난방공조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동해 집 전체의 에너지 흐름을 통합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유럽 다세대 주택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한 B2B 솔루션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핏 앤 맥스' 제품군도 늘렸다. 빌트인처럼 주변 공간과 밀착하는 '핏(Fit)' 디자인에 용량·편의성·효율을 높이는 '맥스(Max)' 기술을 결합한 라인업이다. 기존 냉장고에서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까지 범위를 넓혔으며, 확대된 구성을 한자리에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냉장고는 벽면 가구장과 밀착한 상태에서도 문을 최대 110도까지 열 수 있도록 '제로 클리어런스 힌지'와 '슬림 도어'를 적용했다. 식기세척기에는 개폐 과정에서 하부 패널과 간섭을 줄이는 '슬라이딩 힌지 도어'를 넣었다. 세탁 가전은 유럽 표준 가구 깊이인 600㎜를 유지하면서 용량을 확보했다. 세탁기·건조기를 수직으로 결합한 '워시타워'와 두 기능을 한 제품에 담은 '워시콤보'도 내놓는다.
주요 AI 기능은 ▲식기의 양과 오염도를 분석해 코스를 제안하는 'AI 센스클린' ▲1시간 만에 세척·건조를 마치는 '1시간 세척건조' ▲의류 섬유 재질에 맞춰 작동 방식을 추천하는 'AI 세탁'·'AI 건조' ▲사용 패턴에 따라 냉각 운전을 최적화하는 'AI 프레쉬' ▲전력 소비를 조절하는 'AI 세이빙 모드' 등이다.
에너지 효율을 강조한 별도 구역도 마련했다. 유럽 최고 A등급 기준보다 사용량을 ▲세탁기 70% ▲식기세척기 30% ▲냉장고 35% 추가로 줄인 제품을 소개한다. 올해 말 현지에 출시할 새 건조기 라인업은 기존 B등급에서 A등급으로 효율을 높였고, 식기세척기는 일부 보급형을 제외한 신제품 전체에 최고 등급을 적용한다.
◇ OLED·마이크로 RGB부터 'LG 클로이드'까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존은 83형 무선 월페이퍼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W'를 중심으로 여러 크기의 화면을 배치한 갤러리 형태로 꾸몄다. 주요 제품은 ▲2026년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LG 올레드 에보 AI' ▲'마이크로 RGB 에보' ▲FHD 해상도와 1000㎐ 초고주사율을 동시에 지원하는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등이다.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webOS 기반 콘텐츠와 '스탠바이미 2 맥스', 홈 오디오 시스템 '사운드 스위트'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울트라기어 제품은 두 사양을 동시에 갖춘 세계 최초 모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 시그니처 존에서는 이용자의 일상 대화를 이해해 적절한 냉장 모드를 제안하는 음성 인식 기능을 시연한다. 30인치 월오븐은 내부 카메라로 식재료를 파악한 뒤 음식 종류에 맞는 조리 방식을 추천하는 '고메 AI(Gourmet AI)'를 지원한다.
입구에는 홈로봇 'LG 클로이드(LG CLOiD)'가 지휘하는 'LG AI 오케스트라'를 설치한다. 가로 16m, 세로 4m 크기의 키네틱 LED 구조물에서 ▲대표 가전 ▲로봇 부품 ▲클로이드가 순차적으로 등장한다. 이후 로봇의 지휘에 맞춰 생활가전과 TV, 공조 제품의 특징을 소개한다. 이어 제품과 공간, 서비스를 서로 연동해 가사 노동을 줄이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의 미래상을 미디어 아트와 조명, 음악으로 표현한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AI가전, AI홈 허브, AI홈 플랫폼 등 더 편리해지고 확장된 AI홈 생태계로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