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관련 광고를 기만광고로 판단하고, 위반 정도를 '중대한 위반행위'로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의 높은 성능을 강조해 광고했지만 고사양 게임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최대 성능이 절반 이하로 제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다. 과징금 산정 대상 매출은 약 4조원으로, 심사관이 산정한 과징금은 최대 644억원에 달한다.
3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공정위 심사관은 GOS가 적용되는 고사양 게임 '원신'을 실행할 경우 CPU와 GPU의 최대 성능이 각각 46.8%, 42.8% 수준으로 제한된다고 봤다. 심사관은 이를 발열 등을 고려한 단순한 '최적화'가 아니라 최대 성능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획일적인 강제 조치'라고 판단했다.
GOS는 게임 실행 시 CPU와 GPU 등의 성능을 조절해 발열과 전력 소모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과거 갤럭시에도 적용됐지만 이용자가 우회해 비활성화할 수 있었다. 2022년 갤럭시S22 출시 당시 삼성전자가 우회 방법을 차단하면서 이용자 선택과 관계없이 성능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공정위 심사관은 삼성전자가 광고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CPU·GPU 사양과 성능을 강조해 고사양 게임에서도 최상급 성능이 충분히 발휘될 것이라는 인상을 줬지만, 정작 GOS에 따라 최대 성능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는 사실은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AP 성능을 스마트폰의 '본질적·핵심적 요소'로 규정하고 기만성·소비자오인성·공정거래저해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봤다.
삼성전자 측은 GOS가 발열과 전력 소모를 관리해 장시간 안정적인 게임 성능을 제공하기 위한 기능이며, 일부 고사양 게임의 성능 제한은 일반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GOS 적용 대상 게임 이용자가 극소수인 만큼 이를 광고에 별도로 표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만광고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앞서 법원은 삼성전자의 일부 광고가 기만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갤럭시 이용자 1800여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은 일부 고사양 게임의 속도가 인위적으로 제한됨에도 소비자가 '가장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다'고 잘못 알 우려가 있는 광고를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제 손해와 광고 사이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1심은 GOS 적용 이용자가 적다는 점 등을 들어 성능 제한을 일반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정보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지만, 공정위 심사관은 AP 성능 자체가 핵심적인 구매 정보라고 판단했다.
GOS 사태는 갤럭시의 성능과 발열 관리에 대한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의 성능 경쟁력에 대한 불신과 맞물렸다. GOS는 엑시노스뿐 아니라 퀄컴 스냅드래곤 탑재 모델에도 적용됐지만, 이듬해 갤럭시S23 시리즈에서는 엑시노스가 빠지고 스냅드래곤이 전량 채택됐다.
최근 삼성전자는 엑시노스의 갤럭시 탑재를 다시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엑시노스 2700은 내년 갤럭시S27 시리즈 탑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상위 울트라 모델까지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가 갤럭시 플래그십에서 다시 입지를 넓히는 시점에 과거 AP 성능을 둘러싼 GOS 논란이 공정위 심판대에 다시 오르는 셈이다.
심사관은 위반 정도를 1.8점의 '중대한 위반행위'로 평가했다. 관련 매출은 갤럭시 S21·S22·탭 S8 시리즈 총 4조228억3700만원이며 예상 과징금은 321억8200만원~643억6500만원이다. 향후 제품 성능 광고에서 최대 성능 제한 사실을 은폐·누락·축소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정명령도 제시했다.
공정위는 오는 10월 14일 전원회의에서 사건을 심의한다. 심사보고서의 법 위반 판단과 과징금 등은 심사관 의견으로, 최종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는 전원회의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