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제품 디자인에서 획일적인 미니멀리즘을 벗어나 제품의 기능과 소비자 취향에 따라 개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전략을 전환한다.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사장)는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2026'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에게 니즈를 강요하지 않고 디자인의 선택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포르치니 사장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디자인 전략으로 '익스프레시브 디자인(Expressive Design·표현적 디자인)'을 제시했다. 제품군 전반에 비슷한 미니멀리즘을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의 기능과 사용 목적에 맞춰 형태와 색상, 소재 등에 각기 다른 개성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그동안 IT 업계의 디자인은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일한 미학에 머물러 왔다"며 "소비자들은 이제 전자제품에서도 다양성과 개인의 정체성 표현, 삶과의 의미 있는 연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디자인은 시장 상황이나 경쟁 구도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며 "산업이 좋든 나쁘든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에 소비자의 실제 사용 경험과 취향을 결합해 제품별 차별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포르치니 사장은 "기술과 브랜드,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활용해 어떻게 의미 있는 것을 전달하고 차별화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디자인 원칙으로는 '디자인은 사랑의 표현(Design is an Act of Love)'을 제시했다. 기술과 디자인이 사람을 이해하고 실제 삶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삼성전자는 디자인 혁신이 사용자가 실제로 기대하는 경험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미니멀리즘의 정제된 미학 위에 더 인간적이고 감정적으로 의미 있는 표현을 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국내 아티스트 14명과 협업해 새로운 디자인 전략을 반영한 작품 14점을 선보였다. 무선 스피커 '뮤직 스튜디오 5',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갤럭시 Z 폴드8', OLED TV 등 삼성전자 제품을 활용했다. 일부 작가는 작품을 구상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도구도 사용했다.
2026년형 플래그십 OLED TV SH95에는 화면이 메탈 플레이트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플로트 레이어 디자인(Float Layer Design)'을 적용했다. 화면의 경계를 최소화하는 기존 TV 디자인에서 벗어나 제품의 구조와 소재 자체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2026'은 오는 6일까지 서울 DDP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