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챗GPT 달리

애플과 오픈AI가 전직 애플 엔지니어의 영업비밀 유출 의혹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양사의 갈등은 개별 직원의 기밀 반출 여부를 넘어 차세대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시장의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지법에 따르면 애플은 추가 제출 서류에서 오픈AI로 이직한 선임 시스템 전기 엔지니어 출신 창 리우가 핵심 전력변환 회로 설계도를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오픈AI가 지난달 21일 넘긴 리우의 맥북을 포렌식 분석한 결과, 퇴사 후에도 애플의 클라우드 저장소에 접속하고 동료에게 관련 자료 삭제를 요청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리우가 올해 3월 자사 기술 정보를 이용해 AI 에이전트를 훈련하고 회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오픈AI 등을 상대로 조기 증거개시를 허용하고, 자사 기밀의 접근·사용·공개를 금지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려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오픈AI는 애플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맞섰다. 문제가 된 자료는 오픈AI 업무와 무관하고, 잘못 전송된 용량 '0'의 빈 파일이라는 입장이다. 퇴사 후 시스템에 접속한 것도 도움을 요청한 전 직장 동료에게 협조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개인 계정을 업무에 사용하게 하고 퇴사자의 접근 권한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은 애플의 보안·퇴사 관리가 분쟁을 초래했다고도 주장했다.

애플은 지난 7월 리우와 전직 임원 탕 탄, 오픈AI 및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기기 개발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에 몸담은 애플 출신 인력은 약 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캘리포니아법이 경쟁사 이직을 보장한다며 이번 소송이 인재 이동과 경쟁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두 회사는 2024년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를 연동하며 협력했지만, 오픈AI가 소비자용 기기 개발에 뛰어들면서 경쟁 관계로 돌아섰다. 오픈AI는 아이브의 회사를 65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해 화면 없는 AI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법원은 다음 달 1일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심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