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조직이 초기에 겪는 생산성 저하를 감수해야 혁신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정 사장은 전날 서울대 제1공학관에서 대학(원)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AI 시대의 선택과 기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번 강연은 SK텔레콤과 서울대가 10년째 운영 중인 AI 공동과정의 첫 수업으로 마련됐다. 서울대 공법학과 출신인 정 사장은 입학 후 약 40년 만에 모교 강단에 섰다.
정 사장은 AI 전환 과정에서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뒤 가파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AX의 J커브'로 설명했다. AI 도입 초기에는 업무 재설계와 구성원 교육, 데이터·조직 정비로 기존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이 과정을 통과하면 생산성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의미다.
그는 J커브의 침체기를 건너는 방법으로 '낯설게 보기'와 '극한 마주하기', '불편해지기'를 제시했다. 기존 업무가 반드시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지 의심하고, 종전 방식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세우며, 전환 과정의 시행착오를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은 50시간 걸리던 시스템 수정 업무를 AI로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초기에 500시간 이상을 투입했다.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반복 검증한 결과 현재는 같은 업무를 1시간 만에 처리하고 있다. 제한된 그래픽처리장치(GPU)로 6880억 파라미터 규모의 독자 AI 모델 'A.X K2'를 개발한 사례도 소개했다.
정 사장은 AI 시대의 경쟁력으로 도메인 전문성과 주도성, 통찰력, 공감 능력을 꼽았다. 그는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가치를 판단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사람의 역할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