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2027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안' 브리핑에서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내년 부처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독자적인 최상위급 인공지능(AI)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등 핵심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 전 국민이 우리 AI 모델로 개발한 AI 챗봇과 AI 에이전트를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지난 31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2027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안'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AI 인프라와 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산 AI를 산업·공공 서비스에 적용해 초기 시장까지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 차관은 "대한민국의 AI 대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내년 AI 분야에 9조4211억원을 투자한다"며 "AI 데이터센터 핵심 솔루션의 국산화와 수출·산업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실증, 기업 육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예산(5조938억원)보다 84.3% 늘어난 규모로, 정부 전체 AI 예산의 57%를 차지한다. 내년 과기정통부 예산안은 올해 추경예산보다 24.5% 증가한 29조6476억원으로 편성됐다.

◇ 베라 루빈 GPU 1만장·학습 데이터 1조 토큰 확보

AI 예산 가운데 5조5937억원은 최상위급 독자 AI 모델과 차세대 기술 확보에 투입한다. 'AI 컴퓨팅 자원 활용 기반 강화' 사업 예산은 올해 2조841억원에서 내년 3조8500억원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인 베라 루빈급 제품 약 1만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AI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 구축 예산도 올해 300억원에서 내년 8000억원으로 26배 이상 확대한다. 과기정통부는 최상위급 AI 모델 학습에 활용할 1조 토큰 이상의 데이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생성형 AI 핵심 인재 육성에도 25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구 차관은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도록 대규모 GPU와 데이터 등 핵심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초효율·경량화 AI와 온디바이스 기술 등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AI 기술 개발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 국산 AI에 초기 시장 제공… '모두의 AI' 신설

국산 AI 모델의 초기 수요를 만들기 위한 '모두의 AI' 사업도 신설한다. 관련 예산은 2500억원이다. 국산 AI 모델 기반 범용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필요한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업 예산에는 엔비디아 B200급 GPU 약 2000장을 임차할 수 있는 비용이 포함됐다. 과기정통부는 연간 약 10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추산했다.

구 차관은 "정부가 구축한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 국민이 우리 AI 모델로 개발한 AI 챗봇과 AI 에이전트를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지역·산업 분야의 AI 전환(AX)을 추진하고 정부 내 AI 개발 역량도 내재화하겠다"고 말했다.

◇ AIDC·피지컬 AI·반도체 국산화에 7956억원 투입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AI, 차세대 반도체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에는 7956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2981억원보다 약 2.7배 늘어난 규모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실제·합성 데이터를 확보해 여러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 피지컬 AI 트레이닝센터 구축에 400억원, 핵심 기술 개발에 55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우정사업본부 물류 현장에서는 260억원을 들여 휴머노이드 등 국산 피지컬 AI 기술을 실증한다.

구 차관은 "고품질 데이터 확보 체계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10메가와트(㎿)급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AIDC 클러스터 조성과 산업 육성에 878억원, 소재·부품·장비와 클라우드 기술 개발에 1155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국산 AI 반도체 사업성 검증에는 1350억원을 편성했다. K-AI 반도체 풀스택 레퍼런스 확보에 900억원, 극미세·적층형 반도체 기술 개발에 250억원, 차세대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200억원을 투입한다.

AI 보안 투자도 확대한다. 'AI 사이버 쉴드 돔' 기술 개발에 550억원, 중소기업 AI 위협 대응 서비스 보급에 700억원, 사이버보안 AI 학습 기반 구축에 500억원을 투입한다.

구 차관은 "내년도 예산안은 단순한 지출 계획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고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으로의 재도약을 견인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계획"이라며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