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신규 통합 요금제를 출시하며 2만~3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결합 할인'에서 제외했던 방침을 석 달 만에 철회했다. 통합 요금제는 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도입됐는데, 저가 요금제를 결합 할인 대상에서 빼 고가 요금제로 유도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나온 조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7일부터 ▲데이터플랜 300MB(2만8000원) ▲데이터플랜 750MB(2만9000원) ▲데이터플랜 1.5GB(3만3000원) 이용자가 결합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요금제 가입자들은 '참 쉬운 가족 결합' '참 쉬운 케이블 가족 결합' 'U+가족무한사랑' 등 세 가지 결합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뉴스1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5G(5세대 이동통신)·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합친 통합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이때 월 요금이 2만~3만원대인 저가 요금제는 모든 결합 할인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결합 할인은 같은 통신사를 사용하는 가족의 모바일 요금과 인터넷 요금 등을 함께 묶어 할인받는 것을 말한다. 통합요금제는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유도한 정책으로, 통신 3사는 정부 방침에 발맞춰 각자 5G와 LTE를 통합하고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기본 적용한 요금제로 체계를 개편했다. QoS는 데이터 제공량을 다 쓴 후 낮은 속도로 데이터를 무료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금제 개편 이후 LG유플러스가 기존 요금제에서 적용하던 결합 할인을 통합요금제에서 가입할 수 없도록 막은 것을 두고 시민단체와 이용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왔다. 결합 할인이 안 되면 같은 값의 요금제를 쓰더라도 이용자가 내야 하는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LG유플러스의 기존 'LTE 데이터 33(3만3000원)' 요금제는 '참 쉬운 가족 결합'을 통해 2명 결합 시 인당 2200원, 4명 결합 시 인당 4400원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었는데, 요금·혜택이 사실상 동일한 신규 데이터플랜 1.5GB(3만3000원) 결합 상품을 이용할 수 없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 7월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보낸 공개 질의서에서 LG유플러스가 저가 요금제를 결합 할인에서 제외한 점을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고가 요금제 유도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 요금제는 LTE와 5G의 복잡한 요금제를 통합해 가입자들의 혼란을 줄이는 것 외에 요금 인하 효과가 미미하고, 오히려 이를 빌미로 진행된 결합 할인 축소로 인해 가계 통신비 부담은 더 확대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부와 통신 3사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통합 요금제를 출시하고 저가 요금제를 신설한 것 아니냐"면서 "LG유플러스가 신규 요금제 중 저가 요금제만 결합 상품 가입을 차단한 것은 정부의 통신비 절감 취지에 역행하는 우회적 요금 인상"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LG유플러스는 통합 요금제 중 저가 요금제도 결합 할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결합 할인 혜택을 받는 대상을 늘리기 위해 해당 요금제도 결합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사들은 결합 할인 혜택을 축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결합 할인은 가족이나 인터넷 회선을 연계해 고객 이탈을 막고 장기 가입을 유도하는 제도로 도입됐는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정체하자 수익성 방어를 위해 할인 폭이 큰 결합 상품을 손질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가족의 총 가입 연수에 따라 휴대폰 요금을 할인하는 'T끼리 온 가족 할인' 신규 가입을 이달부터 중단했다. 가족의 휴대폰·인터넷 총가입 연수가 30년 이상이면 전 구성원의 요금을 월 30% 할인하는 SK텔레콤의 대표 결합 상품이다. KT도 지난달 휴대전화 기본료를 최대 50%(5회선 결합 시) 할인받을 수 있는 '맞춤형 결합'의 신규 회선 추가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