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 법인세가 11조원을 넘어섰다. 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반도체 호황으로 두 회사의 실적이 크게 늘면서 앞으로 법인세 납부액이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간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반기·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은 각각 3조9876억원, 7조2207억원이었다. 두 회사를 합치면 11조2083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합산 납부액 4조1906억원보다 7조177억원(167%) 늘었다. 2019년 상반기 12조6614억원에 이어 역대 반기 기준 두 번째로 많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액은 지난해 상반기 1조1187억원에서 256% 늘었고, SK하이닉스는 3조719억원에서 135% 증가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종전 최고였던 2019년 상반기 4조5264억원을 넘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법인세 납부액을 기록했다.
양사의 합산 법인세가 가장 많았던 2019년 상반기에는 직전 해인 2018년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 반영됐다. 12월 결산 법인은 매년 3월 전년 법인세를 확정 신고·납부하고, 8월 그해 법인세를 중간 예납하는 등 매년 두 차례에 걸쳐 법인세를 납부한다.
실제로 2018년 서버 및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인 58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도 20조8천억원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가 본격화한 2024년 이전 최고치였다.
이런 시차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1600여개 법인(중소기업 제외)의 경우 8월 중간 예납하는 법인세는 당해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해 산정한다. 이 기준을 따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46조7천억원, 98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조4천억원, 16조7천억원보다 무려 6~13배가량 늘었다.
여기에 연간 실적 전망도 큰 폭으로 높아졌다. 최근 한 달 기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삼성전자 385조원, SK하이닉스 266조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43조5000억원, 47조2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9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8월 중간 예납분뿐 아니라 내년 3월 확정 신고하는 올해 실적분 법인세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법인세 납부액이 연간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법인세 산정 기준이 되는 개별 기준 양사 합산 영업이익을 500조~600조원으로 가정하고 실효세율 20%를 단순 적용하면 법인세 규모가 100조원을 넘을 수 있다.
다만 법인세 최종 납부액은 연구개발과 국내 투자 등에 대한 세액 공제, 중간 예납 계산 방식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인 만큼 실제 납부액은 세부 산정 방식과 공제 혜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