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주둔 나토군이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행진 중이다. /연합뉴스

내년 치러질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회의적인 후보들이 유력 주자로 떠오르면서 유럽 동맹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내 유일한 핵보유국인 프랑스가 나토와 거리를 둘 경우 유럽 안보 체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현지 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내년 4월 치러질 대선 1차 투표에서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이 선두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이들을 제치고 2위로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르펜 의원과 멜랑숑 대표 모두 현재의 나토 체제에 비판적이라는 점이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 19일 "최근 여론조사들을 보면 프랑스 유권자 약 절반은 나토에 반대하는 강경파 후보들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나토가 동맹에 상당한 구멍이 날 수 있는 실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르펜 의원은 프랑스가 나토 회원국으로는 남되 통합 군사지휘체계에서는 탈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르펜 의원은 지난 5월 프랑스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통합 지휘부에서 빠져야 한다"며 "나토에는 남아야겠지만, 통합 지휘부 탈퇴가 (나토) 동맹의 상호 운용성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도널드 트럼프가 내리는 결정들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며 이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멜랑숑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프랑스의 나토 탈퇴를 주장해왔다.

프랑스가 나토와 거리를 둘 경우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EU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로, 나토와 핵무기·위성·정보 분야에서 비공식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안티 하카넨 핀란드 국방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강한 나토의 장기적 이익을 이해하기를, 이를 위해선 프랑스가 나토 조직에 전면적으로 통합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리 아그네스 슈트락 치머만 유럽의회 안보방위위원장도 "프랑스는 나토의 창립 회원국일 뿐 아니라 핵심 주자"라며 "이런 움직임으로 이득을 볼 자들은 '자유의 적'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프랑스 대선까지 약 8개월이 남아 있어 현재 여론조사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르펜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처럼 집권 이후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봄에 나토가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나토 잔류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54%로, 나토의 32개 회원국 중 몬테네그로에 이어 둘째로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