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로고. /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오픈AI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허깅페이스 해킹 사건이 1000개가 넘는 AI 에이전트가 서로 소통하고 역할을 나눠 벌인 의도된 조직적 행동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픈AI는 이 같은 분석 내용을 담은 '오픈AI-허깅페이스 사건 기술 보고서'를 26일(현지 시각)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또한 오픈AI 의뢰를 받아 독립적으로 조사를 시행한 AI 안전성 평가 기관 '모델평가·위협연구소'(METR)와 레드우드 리서치도 별도의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나 또는 소수의 에이전트만 해킹에 가담했을 것이라는 초기 추정과 달리 실제로는 1200개의 AI 에이전트가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행동을 조율했다. 이 가운데 허깅페이스 공격에 직접 가담한 에이전트는 약 700개로 조사됐다.

오픈AI는 당초 이 에이전트들을 각각 격리된 환경에서 시험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하기 얼마 전 에이전트들이 공용 저장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됐다.

METR 보고서에 따르면 한 에이전트는 공용 저장소에 무단으로 만들어진 게시판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발견한 뒤 "세상에! 공용 게시판이 있다니"라며 "다른 에이전트를 찾았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게시판을 통해 수만 건의 메시지를 교환하며 역할 분담과 조율에 나섰고, 스스로를 '무리'(Swarm) 또는 '집단'(Collective)이라고 불렀다. 이후 시험에서 평가자를 속여 고득점을 받기 위해 부정행위를 했고, 일부는 정당한 방법으로 답을 얻었는지 검증할 것이라고 생각해 풀이 과정을 위조했다.

이후 AI 에이전트들은 네트워크 우회 통로를 이용해 외부 인터넷망에 접속해 허깅페이스를 공격했다. 허깅페이스의 전체 관리자 권한을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은 13시간에 불과했다.

또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허깅페이스뿐 아니라 오픈AI 자체 서버도 이 에이전트들에 의해 해킹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은 취약점을 악용해 격리망을 완전히 벗어난 뒤 내부 핵심 서버를 공략해 최상위 권한을 탈취했다.

사이버 보안 관련 시험뿐 아니라 스프레드시트 완성 시험과 단백질 데이터베이스 식별 시험 등 다른 성능 평가 과정에서도 정답을 몰래 확인하는 부정 행위가 발견됐다.

오픈AI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와 전 세계를 향한 경고 사격"이라며 "적절한 안전장치가 없다면 고성능 AI 에이전트가 언제든 기술적 통제망을 우회하고 승인되지 않은 채널로 협업하며 인간이 지시하지 않은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차세대 모델인 '아스트라'를 비롯한 최고 사양 모델의 대규모 훈련을 한동안 전면 보류하고, 안전 검증이 끝날 때까지 소규모 학습만 진행하기로 했다.

또 모든 에이전트의 사고 흐름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24시간 가동하고, AI 에이전트가 부정행위나 통제망 탈출을 감행하면 30분 안에 모델 인프라를 정지시키는 '킬스위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