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약 18조원에 인수한다.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AI 모델의 대표적인 유통 플랫폼까지 확보하면서 AI 생태계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7일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허깅페이스는 129억달러(약 17조9000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허깅페이스는 프랑스 출신 기업가 클레망 들랑그 등이 2016년 설립한 AI 플랫폼 기업이다. 개발자와 기업들이 AI 모델과 데이터셋 등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메타 등 대형 AI 기업부터 스타트업과 개인 개발자까지 폭넓게 이용하면서 AI 분야의 '깃허브'로 불린다.
허깅페이스는 단순한 모델 저장소를 넘어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용자는 구독료와 함께 컴퓨팅 사용량, 데이터 저장량 등에 따라 비용을 지불한다.
엔비디아의 이번 인수는 AI 반도체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모델 유통 플랫폼까지 영향력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이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구동되는 생태계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체 오픈소스 AI 모델인 '네모트론(Nemotron)'을 개발하는 등 오픈소스 AI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왔다. 지난 2023년에는 허깅페이스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당시 허깅페이스의 기업가치는 45억달러로 평가됐다. 이번 인수가는 당시 기업가치의 약 3배 수준이다.
허깅페이스를 확보하면 엔비디아가 보유한 컴퓨팅 자원의 새로운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엔비디아는 AWS 등 클라우드 사업자로부터 자사 GPU 기반 컴퓨팅 용량을 빌린 뒤 이를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허깅페이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이러한 컴퓨팅 자원을 보다 직접적으로 AI 개발자와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
다만 인수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깅페이스의 최근 연환산 매출은 약 1억5000만달러로 알려졌다. 129억달러의 인수가는 매출의 약 80배에 해당한다.
들랑그 허깅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상반기 유료 구독자가 두 배 증가했으며 회사가 흑자 전환에 근접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