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석 폴라리스오피스 부사장은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AI, 세상을 움직이다'를 주제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6'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사장은 이날 'SaaS의 종말? 이제 클라우드 위에서는 AI 에이전트도 일한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 시대에 맞춰 역할과 사업 모델이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한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는 AI에 대체될 수 있지만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와 업무 흐름(워크플로우)을 확보한 SaaS는 오히려 AI 확산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해석 폴라리스오피스 부사장이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6'에서 'SaaS의 종말? 이제 클라우드 위에서는 AI 에이전트도 일한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생성형 AI가 기존 SaaS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에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기존 소프트웨어가 수행하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AI 확산으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면서 사용자 수에 따라 비용을 받는 SaaS의 '좌석당 과금' 모델도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사장은 "그동안 SaaS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좌석당 과금이었다"며 "기업의 직원 수가 늘면 그만큼 과금 구조가 늘어났는데 AI가 생기면서 직원 수를 늘리겠다는 기업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들이 직원들을 늘리지 않는다면 SaaS 기업들이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른바 'SaaS 종말론'이 제기된 지 6개월~1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고 봤다. 이 부사장은 "실제로 6개월, 1년이 지나 보니 대부분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더 좋아졌고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대부분 좋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인터넷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서 사용량 자체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이 부사장의 분석이다. 과거 사람이 직접 검색해 많아야 10~20개 웹사이트를 살펴봤다면 AI에 검색을 맡길 경우 수십~수백개의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한다. 사람의 소프트웨어 사용이 줄더라도 AI라는 새로운 사용자가 등장하면서 전체 이용량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모든 SaaS 기업이 AI 시대의 수혜를 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의 핵심 경쟁력으로 '데이터'와 '워크플로우'를 꼽았다.

단순히 문서를 작성하는 기능만 제공한다면 AI가 프레젠테이션(PPT)을 만들거나 내용을 수정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 반면 이용자가 과거 작성한 문서와 편집 이력, 문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참고한 자료 등의 데이터를 축적한 시스템은 AI 역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업무 과정인 워크플로우 역시 중요한 자산으로 꼽았다. 이 부사장은 고객관계관리(CRM)를 예로 들며 "앞으로 CRM이나 오피스라는 코드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면서도 "좋은 클라우드 오피스와 CRM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실제 기업을 변화시키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AI 시대에는 SaaS를 사용하는 주체도 사람에서 AI 에이전트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이 직접 프로그램에 접속해 문서를 작성하거나 전자결재를 올리고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대신, AI 에이전트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나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MCP)을 통해 여러 소프트웨어를 오가며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부사장은 "오피스라는 문서 작성기나 전자결재 같은 소프트웨어, ERP, CRM도 결국 사람이 직접 가서 사용하는 시대는 곧 끝날 것"이라며 "회사에서 쓰는 모든 도구가 MCP나 API로 연결되면 에이전트들이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모두 엮어서 마치 사람처럼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SaaS를 직접 이용하게 되면 접근 권한과 업무 범위를 통제하는 '거버넌스'도 중요해진다. 예컨대 전자결재는 기술적으로 클릭 한 번이면 처리할 수 있지만 누가 어떤 시점에 승인할 수 있는지, 외부로 반출할 수 없는 데이터는 무엇인지 등을 구분해야 한다. AI 역시 사전에 허용된 권한과 데이터 범위 안에서만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AI의 역할도 단순히 개별 작업을 돕는 수준에서 하나의 업무를 통째로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생성형 AI에 '지난 분기 실적을 보고서로 만들어 달라'거나 자료를 요약해 달라는 식의 단일 작업을 맡겼다면, 앞으로는 'A사를 신규 공급업체로 등록하고 계약 체결부터 납품까지 진행해 달라'는 식으로 하나의 비즈니스 과업 전체를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폴라리스오피스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공급업체 등록 업무를 예로 들며 AI 에이전트가 CRM과 그룹웨어에서 기존 거래 기록과 마진, 거래 조건 등을 확인하고 오피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급계약서를 작성한 뒤 전자계약 시스템에서 승인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이메일과 메신저를 통한 협업과 법무 검토까지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이 부사장은 "기존에는 AI가 나를 도와주는 도구나 주니어, 서포터였다면 이제는 나와 같이 일하는 동료, 어떤 일을 아예 맡아서 할 수 있는 에이전트로 발전할 수 있다"며 "AI 에이전트가 더 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들은 오히려 더 발전하고 더 많이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