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인공지능(AI)에 던지는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어떤 모델이 더 좋은가'를 물었다면, 이제는 '어떤 업무 분야에서 무엇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공성배 메가존클라우드 최고AI책임자(CAIO·AIR 부문 부사장)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6'에서 이같이 말했다. 답변 품질을 겨루던 챗봇 시대가 저물고,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로 넘어가며 경쟁의 축이 실행력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최신 동향을 통해 본 기업의 AI 방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공성배 메가존클라우드 최고AI책임자(CAIO·AIR 부문 부사장)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6'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공 부사장이 실행력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AI 시대 생산성 역설'에 대한 문제 의식이 있다. AI가 개인의 업무 처리 속도를 보다 빠르게 만들어주지만 그 효과가 재무 성과나 노동생산성 등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문제 의식이다. 공 부사장은 "누구나 AI를 쓰지만 어떤 사람은 잘 쓰고 어떤 사람은 뒤처지며, 성과도 바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1980년대 로버트 솔로우가 '컴퓨터는 어디에나 보이는데 생산성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고 했던 것과 똑같다"고 진단했다.

공 부사장은 AI 기술과 사람, 프로세스가 결합할 때 비로소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 부사장은 "PC가 처음 나왔을 때 곧바로 혁신이 일어날 줄 알았지만 실제 효과는 10~15년 뒤 고객관계관리(CRM)·공급망관리(SCM) 등 업무 시스템이 전산화되면서 나타난 것처럼, AI를 도입했다고 저절로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 부사장은 "효율성은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고, 생산성은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10시간 걸리던 보고서를 10분에 끝내는 건 효율화일 뿐이고, 절약된 시간을 매출·고객 만족·품질로 전환해야 비로소 생산성 향상"이라며 효율화와 생산성을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 부사장은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하네스(harness)를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네스는 AI 모델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하기 위한 실행 환경을 의미한다. 공 부사장은 "하네스는 모델을 바꾸더라도 유사한 결과가 나오도록 결과를 고정해 주는 장치"라며 "하네스를 운영하며 관리한 제약 조건 등은 회사의 자산으로 남는다"고 강조했다.

AI를 업무 동료로 다루는 흐름과 그에 따른 통제의 필요성도 짚었다. 공 부사장은 "과거엔 AI를 노예처럼 부렸지만, 이제는 내 동료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동료에게 무리한 권한을 주면 회사 문서를 삭제하는 등 사고가 나는 만큼 적절한 권한과 통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공 부사장은 AI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가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처리 시간, 오류율, 재작업률과 같은 ROI(Return on investment)를 보지만, 나중에는 직원 생산성 관점의 ROE(Return on Employee), 미래 가치 관점의 ROF(Return on Future)로 고민이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화두인 온톨로지(ontology)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그는 "무턱대고 전사에 적용하면 100% 실패한다"며 "작은 영역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