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제작

유럽 주요 국가와 도시가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관련 사고를 줄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헬멧과 반사 장비 착용은 물론 기기 등록, 번호판 부착, 의무 보험 가입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는 추세다. 반면 한국도 운전면허와 안전모 착용 등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기기 등록·번호판, 대여사업자 등록·보험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리체계 마련은 요원한 상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관련 법안도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24일 파리시에 따르면 파리 경찰청은 지난 7일부터 공공도로에서 전동 킥보드나 세그웨이 등 PM을 이용할 때 헬멧과 고가시성·반사 장비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번 조치로 시간대와 관계없이 PM을 이용할 경우 고가시성 조끼 등 반사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 공유 킥보드 퇴출한 파리… 개인 이용 규제도 강화

이번 규제는 개인 소유 PM 이용자에게 적용된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135유로(약 22만원), 고가시성 조끼나 반사 장비를 착용하지 않으면 35유로(약 6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파리는 이전부터 PM 규제 수위를 높여왔다. 2023년 공유 PM 퇴출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당시 투표자의 89.03%가 운영 중단에 찬성하면서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이에 라임·도트·티어 등 3개 업체가 운영하던 공유 전동킥보드 1만5000대가 전면 철수했다. 공유 PM을 퇴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개인 소유 PM 이용자의 안전장비 착용까지 의무화한 것이다.

이처럼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지는 이유는 관련 사고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도로안전관측소(ONISR)에 따르면 지난해 PM 사고 사망자는 79명으로 전년 대비 34명 늘었다. 중상자는 1200명으로 같은 기간 38% 증가했다.

◇ 기기 등록·보험까지 확대하는 유럽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우 PM을 당국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모든 PM 소유자가 스페인 교통총국(DGT)에 기기를 등록해 고유번호와 등록증을 발급받고, 기기에 식별표를 부착해야 한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소유권 이전이나 기기 폐기 시에도 관련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등록제와 함께 보험 가입도 필수다. PM 소유자는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가입하지 않을 경우 최대 610유로(약 1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기와 소유자를 식별하고 피해자 보상까지 가능하도록 관리 범위를 넓혔다.

이탈리아 역시 올해 5월부터 PM에 기기와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는 고유 식별표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했다. 이탈리아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 전국에서 발급된 전동킥보드 식별표만 무려 13만3135개에 달한다.

◇ 한국은 관련 법안 국회서 '제자리 걸음'

국내에서도 PM 관련 규정은 마련돼 있지만, 규제의 초점은 주로 이용자에게 맞춰져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이상의 운전면허가 필요하며,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만 16세부터 취득할 수 있어 16세 미만은 전동 킥보드를 운전할 수 없다. 안전모 착용도 의무다.

반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개별 PM을 등록해 식별번호나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는 없다. 아울러 공유 PM 대여사업자에 대한 별도의 등록·허가제도도 역시 부재한 상태다.

국회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개인형 이동장치의 안전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인 소유 PM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고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하는 한편, 대여사업자는 보험 가입 등 일정 요건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11월 공유 PM 업체가 보유·관리하는 전동킥보드 등에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이를 식별할 수 있는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두 법안 모두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의원안은 지난 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된 뒤 4월에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두 차례 심사를 받았지만 아직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김 의원안도 지난해 11월 국토위에 회부돼 올해 2월 10일 전체회의에 상정된 뒤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겨졌지만 이후 추가 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제도 마련이 늦어지는 사이 공유 PM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지쿠를 운영하는 지바이크는 지난달부터 만 16세 미만 이용자의 전동 킥보드 대여를 앱에서 차단하고 있다. 또 헬멧 착용을 유도하기 위해 앱을 통해 잠금을 해제하고 반납할 때 다시 기기에 고정하는 '전자식 잠금 헬멧'을 개발해 의정부, 부산 등에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