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정문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집회에서 조합원들이 2026년 임금협상에 따른 성과급 격차를 규탄하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완제품)부문 직원이 주축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21일 서울 서초사옥 인근에서 약 3000명 규모의 집회를 연다. 올해 임금 협상이 이미 타결된 상황에서 별도의 쟁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근무 시간 중 집회를 진행하는 것을 두고 쟁의 행위 해당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21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참가 예상 인원은 3000명 정도다. 집회 이후 강남역과 서초사옥 일대에서 가두 행진도 진행할 계획이다.

동행노조는 지난 5월 마무리된 임금 협상 과정에서 DX부문 직원들의 보상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과 비교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임금 교섭을 다시 진행하고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추가 보상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임금협상에서 DX부문 직원에게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지난달 8일 직원 4만9345명에게 총 108만3434주의 자사주가 지급됐다. 7월 6일 종가인 31만8000원을 적용하면 약 3445억원 규모다. 동행노조가 요구하는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안이 실제 적용될 경우 삼성전자의 추가 부담이 11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집회에서는 집회 방식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동행노조는 현재 쟁의 행위를 위한 조정 절차와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노동조합법상 파업 등 쟁의 행위에는 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 일정한 절차가 요구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평일 근무 시간에 다수의 조합원이 집회 참석을 위해 동시에 업무에서 이탈할 경우 단순한 노동조합 집회인지, 집단적인 근로 제공 거부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이 이미 타결된 점도 논란의 배경이다. 노사 합의가 유효한 기간에 임금·보상과 관련한 추가 요구를 내걸고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노사 간 합의의 효력과 평화의무 위반 여부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동행노조는 조합원들의 집회 참석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쟁의 행위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연차와 회사의 휴무 제도인 '디데이(D-DAY)'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디데이는 업무량이 많아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 일한 직원이 다른 날 휴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동행노조는 정상적인 휴무 제도를 이용해 집회에 참여하는 만큼 회사 업무를 거부하는 쟁의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계에서는 다수의 직원이 같은 날 연차나 디데이를 일제히 사용해 집회에 참여할 경우 형식적으로는 휴무를 사용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집단적인 노무 제공 거부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