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 11프로와 프로 XL./구글

구글이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픽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을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닛케이 아시아는 18일(현지시각) "구글이 삼성전자에 이어 스마트폰 생산을 중국에서 분리하는 두 번째 글로벌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이 픽셀을 생산할 지역으로는 현재 베트남과 인도가 거론되고 있다. 구글이 중국 외 지역에서 픽셀 11을 생산할 것이라는 보도는 올해 1월에 처음 나왔다. 하지만 테스트 및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확보하고, 새로운 픽셀 모델의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전체 공정을 테스트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올해 베트남에서 스마트워치나 이어폰보다 훨씬 복잡한 고급형 픽셀폰 개발 및 생산을 성공적으로 이뤘고, 이를 통해 픽셀폰 생산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 픽셀 中 판매 안해 脫중국 보복 위험 적어

구글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 능력을 적극적으로 확장해왔다. 다른 IT 기업과 달리 중국에서 철수하는 데 장애 요소가 적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픽셀 하드웨어를 판매하지 않아 보복위험이 없다.

이미 애플과 삼성 등이 인도나 베트남에서 탄탄한 스마트폰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구글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공급망 관점에서 볼 때,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오랜 투자 덕분에 스마트폰 조립 설비와 관련 부품 인프라를 탄탄하게 구축해 왔다. 인도는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생산 기지로 여겨지고 있다. 인도는 2025년 미국으로 수출되는 스마트폰의 최대 공급국으로 중국을 제치고 올라섰는데, 이는 관세 정책 영향도 있다.

◇ "올해 출하량 8~10% 성장" 공격적인 픽셀 목표

닛케이아시아는 구체적인 구글의 생산 이전 시기, 어느 국가의 제조업체와 계약했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구글 역시 이 계획에 대해 확인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이 치솟는 메모리 가격에도 픽셀폰 관련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구글은 픽셀폰 출하량을 작년 1200만대에서 올해 8~10% 늘릴 계획이라고 공급업체들에게 통보했다고 여러 소식통이 전했다. 구글은 자사 스마트폰이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제미나이를 이용하는 중요한 관문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는 후문이다. 구글 플랫폼 및 기기 부문 수석부사장인 릭 오스터로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픽셀 신제품 출시의 목적은 제미나이 AI를 부각하는 것이며, 애플을 비롯한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구글은 메모리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의 협상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용 칩 주문과 스마트폰용 칩 주문을 묶어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샤오미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 관계자 역시 닛케이 아시아에 구글이 올해 출하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하나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픽셀폰 시장 점유율은 아직 상대적으로 작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메모리 가격 급등도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애플이 아이폰 가격을 인상할 경우, 미국, 일본,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을 일부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