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로고./연합뉴스

유튜브를 포함한 주요 플랫폼이 수익 공유 제도 손질에 나섰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 꾸준한 참여를 이끌어내는 계정을 보유한 창작자에 수익을 집중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저품질 콘텐츠를 뜻하는 'AI 슬롭(slop)'이 범람하면서 이용자 불만이 커진 점도 제도 개편의 배경으로 꼽힌다.

19일 테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 엑스(X), 페이스북 등 주요 콘텐츠 플랫폼은 창작자의 수익화 문턱을 높이고, 다른 인기 게시물을 복제하거나 최소한으로 수정해 재게시하는 획일적인 콘텐츠는 수익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수익 공유 제도를 개편했다.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낚시성 콘텐츠를 줄이고,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계정을 보상한다는 취지다.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는 신규 크리에이터(창작자)가 광고 등으로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는 조건을 기존의 2배로 높인다고 밝혔다. 최근 1년간 유효 시청 시간은 4000시간에서 8000시간으로, 최근 90일간 유효 쇼츠(짧은 동영상) 조회수는 1000만회에서 2000만회로 상향 조정했다. 새 기준은 내년 2월부터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새로 가입해 광고와 유튜브 프리미엄 수익을 배분 받으려는 창작자에게 적용된다. 구독자 수 요건은 기존과 동일한 1000명이다.

특히 쇼츠의 경우 수익 배분 자격을 얻은 유튜버도 조회수가 최근 90일 사이 1000만회 아래로 떨어지면 수익 배분이 중단된다. 이는 진정성 없는 AI 생성 영상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 영상 편집 플랫폼 캡윙에 따르면 유튜브가 신규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쇼츠 가운데 약 20%가 AI로 생성된 저품질 콘텐츠였다. AI 슬롭이 쏟아지면서 전반적인 이용자 경험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유튜브는 일회성 '한 방'을 노리고 AI 기반 저품질·반복형 쇼츠를 무분별하게 양산해내는 계정의 수익화를 어렵게 하고, 공들여 만든 창의적인 영상으로 고정 팬층을 확보해 일정 기간 이상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유튜버가 유리하도록 기준을 상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유튜브의 최우선 과제로 "AI 슬롭과의 전쟁"을 꼽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과의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튜브가 양보다 질에 중점을 둔 수익화 정책으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X도 이달 초 기존 수익 공유 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 리워드'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수익 지급 기준을 충족하는 조건은 '유령 계정'이 아닌 인증된 구독자 500명 이상과 최근 90일 동안 게시물 조회수 최소 50만회를 확보한 계정이다.

여기에 '독창성'이라는 기준도 추가했다. X는 창작자가 직접 제작하거나 촬영한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수익을 배분하기로 했다. 다른 계정의 게시물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거나 최소한으로 수정해 제개시한 콘텐츠는 수익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X 역시 반복적이고 획일적인 콘텐츠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X 관계자는 "기존 크리에이터 보상 체계는 본래 취지와 어긋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창작자들이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수익 공유 제도를 아예 새로 구축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 다른 창작자의 게시물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지 않고 재활용한 게시물이나 여러 영상을 단순히 이어 붙인 콘텐츠 등은 피드 노출과 수익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크리에이터 보상 확대' 제도를 발표했다. 또 여러 계정을 동원해 동일한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게시하거나 콘텐츠 내용과 무관한 문구와 과도한 해시태그로 게시물 노출을 확대하려는 계정의 수익화를 제한하는 '페이스북 내 스팸 콘텐츠 퇴출' 방침도 지난해 도입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이런 수익 공유 제도 개편은 저품질 콘텐츠의 범람을 막고, 스팸·유령 계정이 실제 창작자에게 돌아갈 수익을 가로채는 것을 방지하는 게 목적"이라며 "주요 플랫폼에서 돈을 벌려는 창작자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상 대상과 지급액이 지나치게 늘어나지 않도록 비용을 관리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