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동영상 생성 모델의 확산에 강하게 반발해온 할리우드 영화계가 처음으로 AI 기업과 저작권 보호를 위한 공식 합의를 맺었다.
미국 영화협회(MPA)와 바이트댄스는 AI 동영상·이미지 생성 모델에 강력한 안전장치를 적용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합의는 MPA가 AI 기업과 체결한 첫 저작권 보호 협약이다.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Seedance)'를 둘러싸고 할리우드 영화계와 바이트댄스가 갈등을 빚은 지 약 6개월 만이다.
양측은 MOU에 담긴 구체적인 안전장치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와 드라마 등 주요 영상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이 AI를 통해 무단 생성·복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바이트댄스의 최신 동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2.5'와 이미지 생성 모델 '시드림5.0 프로'에서 지식재산권(IP) 보호와 관련해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찰스 리브킨 MPA 회장은 "이번 협약은 저작권이 영화·TV 산업의 초석이라는 우리의 신념과 창의적인 콘텐츠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지난 몇 달간 바이트댄스와 건설적인 협의를 통해 시댄스와 시드림에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 왔으며, 이번 MOU는 이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존 로고빈 바이트댄스 법무 총괄은 "바이트댄스는 전 세계 창작 산업을 뒷받침하는 지식재산권을 존중한다"며 "AI 분야의 책임 있는 혁신은 권리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틱톡 개발사인 바이트댄스가 지난 2월 공개한 시댄스는 짧은 명령어(프롬프트)만으로 실제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고품질 영상을 생성하면서 저작권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일랜드 출신 루어리 로빈슨 감독이 단 두 줄의 프롬프트로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폐건물 옥상에서 격투를 벌이는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면서 시댄스의 성능과 함께 배우의 초상권·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할리우드 영화계는 시댄스를 비롯한 AI 동영상·이미지 생성 모델이 디즈니의 '스타워즈'와 '마블', 애니메이션 '스펀지밥' 등 유명 작품의 캐릭터와 시각적 요소를 무단으로 복제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합의는 생성형 AI를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온 콘텐츠 업계와 AI 기업이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에 나선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