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가 매입하는 머큐리 공장 전경. /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가 글로벌 AI 반도체 장비 공급 부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신규 투자에 나선다. 한미반도체는 머큐리로부터 인천 주안국가산업단지 내 토지면적 6,230평 규모 공장을 매입해 8공장으로 구축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한미반도체가 보유한 공장 중 역대 최대 면적이다.

8공장에는 매입비 560억원을 포함해 총 1300억원이 투입되며, 리모델링을 거쳐 2027년 2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신규 공장 건설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기존 공장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생산 인프라 구축 기간을 단축했다. 8공장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 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더, AI 반도체용 2.5D 패키징 장비, BOC·COB 장비 등이 생산된다.

2027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하이브리드 본더 팩토리(7공장)와 8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한미반도체의 전체 생산라인은 총 3만4318평으로 늘어나며, 세계 최대 규모의 HBM용 TC 본더·하이브리드 본더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지난해 7공장에 1,000억원을 투자한 지 약 1년 만의 대규모 추가 투자다.

최근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제조시설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 및 AI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장비의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대만 AUO·PSMC로부터 팹을 인수해 HBM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미국 내 투자액을 기존 2,000억 달러에서 2,500억 달러로 상향했다. TSMC는 향후 5년간 대만에 팹 25개를 추가 건설하고 미국 애리조나 투자 규모도 2,65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가 텍사스 오스틴에 구축 중인 '테라팹'은 단일 제조시설 기준 역대 최대인 1,190억 달러가 투입돼 2028년 가동될 예정이며, 인텔도 올해 설비투자액을 170억~180억 달러로 상향했다. 앰코테크놀로지와 SK하이닉스도 각각 미국 애리조나, 인디애나에 첨단 패키징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2026년 전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이 전년 대비 23.2% 증가한 1,659억 달러를 기록하고, 2027년 2,012억 달러, 2028년 2,29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고객사의 제조시설 투자 계획에 맞춰 반도체 장비를 적기에 공급하는 역량이 장비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7공장과 신규 8공장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CAPA)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고객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