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아산 2단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공장 건설을 5년 만에 재개한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고 노트북·태블릿 등 정보기술(IT) 기기로 OLED 채택이 확대되면서 중장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기반 확충에 나선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아산 2단지 A7 공장의 골조 공사를 승인했다. 이달부터 발주를 시작해 내년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1년 공사를 잠정 중단한 지 5년 만으로, 완공 목표 시점은 2028년 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아산 A3 라인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Z 시리즈를 비롯한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를 생산하고 있다. 폴더블 패널뿐 아니라 갤럭시 S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 등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OLED 패널도 A3에서 생산한다. 신규 공정과 설비 투자가 이어지면서 기존 라인에서 추가 장비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난 것도 생산시설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Z8 시리즈의 국내 사전판매량은 144만대로, 전작 Z7 시리즈의 104만대보다 38.5%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Z 시리즈에 폴더블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폴더블폰은 일반 스마트폰보다 디스플레이 사용 면적이 크다.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와 제품을 펼쳤을 때 사용하는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가 각각 탑재되고, 내부 디스플레이의 면적도 일반 스마트폰보다 넓다. 폴더블폰 출하량이 증가할수록 면적 기준 OLED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OLED 시장은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과 노트북 등 IT 기기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애플은 2024년 아이패드 프로에 처음 OLED 패널을 적용했고, 델·HP·레노버 등 글로벌 PC 업체들도 OLED 노트북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IT용 OLED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아산캠퍼스에 구축한 8.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은 올해 양산에 들어갔다. 기존 스마트폰용 OLED보다 큰 원장을 사용해 노트북과 태블릿 등 중대형 IT 제품용 패널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7 건설 재개는 삼성의 충청권 중장기 투자계획과도 맞물린다. 삼성은 지난달 충청권에 약 14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가운데 2040년까지 디스플레이 분야에 67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을 중심으로 스마트폰·IT 기기용 OLED뿐 아니라 확장현실(XR) 기기에 활용되는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제품의 생산 기반도 확충할 계획이다. A7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A3와 8.6세대 IT용 OLED 라인에 이어 아산 사업장의 OLED 생산 기반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