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했다(Incredible)."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이자 엔비디아 피지컬 인공지능(AI) 플랫폼 제품·기술 마케팅 수석디렉터인 매디슨 황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LG전자 양재 연구개발(R&D)캠퍼스 내 구축 중인 데이터팩토리를 둘러본 뒤 이같이 말했다. 오전 8시40분쯤 들어가 오전 11시12분쯤 나온 황 수석디렉터는 당초 약 2시간으로 예정됐던 일정보다 약 32분 더 머물렀다.
황 수석디렉터는 이날 데이터팩토리 건물에서 나와 오른손에 'LIFE'S GOOD' 문구가 적힌 쇼핑백을 든 채 검은색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차량에 탑승했다. 취재진이 "오늘 데이터팩토리를 둘러본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차창을 내리고 "대단했다(Incredible)"고 답했다. 이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한 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황 수석디렉터가 이날 찾은 데이터팩토리는 LG전자의 R&D 거점인 양재캠퍼스 안에 마련된 피지컬 AI 핵심 시설이다. 가정이나 공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로봇이 수행하는 동작과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AI가 학습·검증하도록 하는 일종의 '로봇 훈련소'다. LG와 엔비디아는 데이터 수집·생성부터 학습과 검증을 반복하는 피지컬 AI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LG의 자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고도화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인크레더블'은 황 수석디렉터 부녀가 긍정적인 평가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젠슨 황 CEO는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언급하며 "놀라운 한 해(incredible year)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황 수석디렉터의 방문은 양사 최고경영진이 정한 피지컬 AI 협력 방향이 실제 개발 현장의 실무 협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황 수석디렉터는 엔비디아에서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아이작, 휴머노이드 로봇용 아이작 그루트(GR00T) 등 피지컬 AI 플랫폼의 제품·기술 마케팅을 맡고 있다.
LG전자와 엔비디아는 피지컬 AI 협력을 실제 로봇 개발 단계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LG전자는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와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GR00T)', 로봇 안전 시스템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를 활용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의 액추에이터와 LG이노텍 센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등 계열사 기술도 결합한다.
LG전자와 엔비디아는 기술·사업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연구개발(R&D)부터 현장 실증, 사업화까지 협력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는 휠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LG전자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해 실제 제조 환경에서 실증할 계획이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CEO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만나 전략적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로봇과 AI 팩토리, 모빌리티를 3대 협력 분야로 정했다. 황 수석디렉터가 양재 데이터팩토리를 찾은 것은 양사 최고경영진이 협력 확대에 합의한 지 닷새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