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3년 반도체 불황 당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빌린 20조원을 전액 상환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메모리 사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연결 기준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작년 말보다 64조원 이상 늘어 190조원에 육박했다.
18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빌린 차입금 20조원을 모두 상환했다. 별도 재무제표상 작년 말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무담보차입금 20조원이 남아 있었지만, 올해 6월 말 잔액은 0원으로 줄었다. 반기보고서에는 상반기 중 종속기업 차입금 20조원을 상환했다고 명시됐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빌린 것은 메모리 업황이 급격히 악화됐던 2023년이다. 당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은 연간 1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이어 가는 데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 DS부문 상반기 영업이익은 142조8593억원으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97.4%를 차지했다. DS부문 매출도 209조231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이 작년 연간 평균보다 약 220% 상승했다고 밝혔다.
현금 여력도 크게 늘었다.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57조856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92조9164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은 같은 기간 67조9650억원에서 97조366억원으로 늘었다. 두 항목을 합친 금액은 125조8214억원에서 189조9530억원으로 6개월 만에 약 64조1300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 본사의 장기차입금도 크게 줄었다. 별도 기준 장기차입금은 작년 말 23조399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2542억원으로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차입금 20조원이 사라진 영향이다. 6월 말 남은 장기차입금은 한국산업은행 차입금 3조6000억원과 리스부채 654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