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가 인공지능(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를 70억달러(약 9조9100억원) 이상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2010년 설립된 스트라이프의 역대 최대 인수·합병(M&A)이 된다. 양사는 아직 거래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며 최종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2023년 출범한 오픈라우터는 개발자가 오픈AI와 앤스로픽, 딥시크 등 80여 개 기업의 AI 모델 500개 이상을 하나의 연결망에서 이용하도록 지원한다. 모델마다 계정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따로 설정할 필요가 없어 비용과 성능에 따라 원하는 AI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특정 업체에 대한 기술 종속도 줄여 'AI 톨게이트'로 불린다.
수익은 플랫폼을 거쳐 결제되는 AI 이용료에서 약 5%를 수수료로 받는 구조다. 세계 이용자는 1000만명, 월간 처리 데이터는 200조 토큰에 이른다. 리서치 업체 사크라는 연 매출을 약 5000만달러로 추산했다. 지난 5월 투자 당시 13억달러였던 기업가치가 불과 3개월 만에 5배 이상으로 뛰는 셈이다.
스트라이프는 지난해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결제를 처리한 글로벌 지급결제 사업자다. 이번 인수로 자금 결제뿐 아니라 AI 모델 선택과 사용량 측정, 요금 청구가 이뤄지는 유통망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인수 논의 전부터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다. 스트라이프는 올해 1월 오픈라우터의 세계 결제와 구독·사용량 기반 요금 청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에는 복잡한 종량제 과금을 처리하는 메트로놈 인수도 마쳤다. 앞서 2025년에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기업 브리지를 인수하는 등 결제 이후의 디지털 거래 기반을 잇달아 확보해왔다.
AI 모델이 급증하면서 이를 비교·평가하는 기업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익명으로 두 모델의 답변을 겨루게 하는 LM아레나는 기업가치가 지난해 5월 6억달러에서 올해 1월 17억달러로 상승했다. 속도와 성능, 가격을 분석하는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도 업계의 주요 평가 지표로 자리 잡았다.
다만 중개·평가 플랫폼이 대형 결제 기업에 편입되면 독립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 AI 모델의 실제 이용 흐름을 보여주던 오픈라우터가 인수 이후에도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거래의 주요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