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CEO의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 /뉴스1

LG전자와 엔비디아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 협력에 속도를 낸다. 양사 최고경영진이 미국에서 전략적 협력에 합의한 데 이어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사업 핵심 인사가 한국을 찾는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는 18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양재 연구개발(R&D) 캠퍼스를 방문한다.

황 이사는 현장에 조성 중인 '데이터팩토리'를 살펴본 뒤 LG전자 고위 관계자들과 로보틱스 분야 협력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인 그는 2020년 엔비디아에 합류해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제품 마케팅을 이끌고 있다.

데이터팩토리는 가정이나 공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로봇의 움직임과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는 시설이다. 휴머노이드가 현실 공간에서 필요한 행동을 학습하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로봇 지능 고도화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이번 방문은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CEO가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 닷새 만에 이뤄진다. LG전자는 협약에 따라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 로봇에는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컴퓨팅 모듈 '젯슨 토르'가 탑재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용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와 로봇 안전 체계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도 개발에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로봇용 AI 모델과 연산 장치, 학습 데이터, 실제 제품을 함께 연결하는 방식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LG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홈,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 축적한 공간·기기 데이터를 로봇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와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공급해 개발 기간을 줄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가 가정용과 산업용 로봇의 상용화 단계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지도 관심사다.

황 이사는 지난 4월 서울 LG트윈타워에서 류재철 LG전자 CEO와 피지컬 AI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6월 젠슨 황 CEO의 방한 일정에도 동행했다. 연이은 고위급 교류를 계기로 LG가 휴머노이드로 대표되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사업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