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코딩과 에이전트 작업에 특화한 새 경량 인공지능(AI) 모델을 내놨지만, 두 달째 소식이 없는 최상위 모델 출시는 또 미뤄졌다. 최상위 '프로' 모델 출시가 지연되는 사이 구글의 AI 모델 경쟁력은 후발주자로 꼽혔던 스페이스XAI에도 밀리는 모습이다.
구글은 경량 AI 모델 '제미나이3.7 플래시'를 기업 고객과 유료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선보인다고 13일(현지시각) 밝혔다. 지난달 21일 '제미나이3.6 플래시'를 출시한 지 불과 3주 만이다.
구글에 따르면 새 모델은 코딩과 버그 수정 능력이 크게 향상돼 한 번의 시도만으로도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
실제 제미나이3.7 플래시의 코딩 등 주요 성능지표(벤치마크)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소네트5, 오픈AI의 GPT-5.6 테라 등 중급 모델과 비슷하거나 일부 항목에서는 앞섰다.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이용 가격이 이들 모델보다 2~3배 저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셈이다.
특히 답변 속도에서 강점을 보였다. AI 모델 분석업체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A)에 따르면 제미나이3.7 플래시의 답변 속도는 초당 340토큰으로, 제미나이3.5 플래시라이트(초당 358토큰)에 이어 두 번째로 빨랐다. 주요 경쟁 모델 가운데 초당 200토큰을 넘어선 모델은 없었다.
다만 경량 모델인 만큼 종합적인 지능 성능에서는 최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AA는 제미나이3.7 플래시의 지능지표(AAII)를 56점으로 평가해 GPT-5.6 테라(57점)와 딥시크 V4 프로 0813(53점) 사이인 9위에 올렸다.
문제는 구글의 최상위 모델 출시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당초 6월 출시를 예고했던 '제미나이3.5 프로'를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경쟁사들은 잇달아 고성능 모델을 내놓으며 구글을 앞서고 있다. 스페이스XAI가 12일 공개한 '그록(Grok)4.6'은 AAII에서 61점을 받아 클로드 페이블5(62점)에 불과 1점 뒤졌으며, GPT-5.6 솔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메타의 '뮤즈 스파크1.2'(57점)를 비롯해 중국의 키미 K3(60점), 큐원3.8 맥스(58점) 등도 제미나이3.7 플래시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격과 속도를 앞세운 경량 모델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상위 모델 출시가 지연되면서 구글이 고성능 AI 모델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