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D램 업체 난야테크놀로지(Nanya Technology)가 대만 남부에 첨단 D램 공장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생산시설을 최대 수준으로 가동하고도 고객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자 추가 증설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대만 연합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난야의 모회사인 포모사 플라스틱그룹은 대만 서남부 윈린과 핑둥 지역 산업단지를 후보지로 12인치(300㎜) 웨이퍼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차세대 D램과 고객 맞춤형 D램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난야는 작년 하반기부터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생산 능력을 최대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메모리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당초 대만 북부 지역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생산시설 확대 등으로 부지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남부 지역으로 후보지를 넓힌 것으로 전해졌다. 용수와 전력, 주변 산업 인프라 등을 고려해 윈린 산업단지가 우선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신규 공장에는 난야의 10나노급 1d 이하 첨단 D램 공정이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1b·1c·1d 등은 10나노급 D램 제조 기술의 세대를 구분하는 명칭으로, 통상 알파벳이 뒤로 갈수록 최신 세대다.
우자자오 포모사 플라스틱그룹 이사회 이사장은 아직 최종 부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규 공장 투자 규모는 현재 대만 북부에 건설 중인 '팹 5A'의 3000억대만달러(약 13조2000억원) 수준을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난야는 현재 대만 북부 신베이 타이산 난린 과학단지에 있는 12인치 웨이퍼 공장 2곳에서 월 7만장 규모의 D램을 생산하고 있다.
신규 남부 공장 추진은 난야가 이미 진행 중인 팹 5A 투자와 별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난야는 2026~2029년 팹 5A에 총 3466억대만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난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로, 대만 D램 업계에서도 약 20년 만의 최대 단일 투자로 평가된다.
팹 5A에는 10나노급 1b·1c·1d·1e 공정이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도 도입한다. EUV는 짧은 파장의 빛으로 웨이퍼에 미세 회로를 그리는 장비로, 첨단 D램을 생산할 때 활용된다. 난야는 팹 5A에서 2027년 하반기 웨이퍼 생산을 시작해 2028년 월 3만장, 2029년 월 3만5900장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월 4만5000장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 예산도 기존 520억대만달러에서 697억대만달러로 약 34% 늘렸다.
난야의 7월 매출은 438억7000만대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719.6%, 전월보다 49.3%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DDR4 가격 상승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난야의 점유율은 아직 1%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