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3G(3세대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을 추진한다. 그동안 정책 건의와 검토에 머물렀던 국내 3G 종료 논의가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가입자가 급감한 3G망의 단계적 퇴출과 주파수 재편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SK텔레콤은 오는 9월부터 3G 신규 가입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알리고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가입 중단은 통상 이동통신망 종료에 앞서 이뤄지는 선행 조치다. 새로운 가입자의 유입을 막은 뒤 남아 있는 휴대전화와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LTE(4세대 이동통신)·5G(5세대 이동통신) 등 상위 통신망으로 전환해야 망을 폐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요청으로 3G 신규 가입 중단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SK텔레콤은 3G 서비스 종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절차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종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신규 가입 중단은 SK텔레콤의 신고 만으로 가능하지만 3G 서비스 종료는 기존 이용자를 위한 보호 방안을 마련해 과기정통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과거 국내 2G 서비스 종료 사례를 보면 신규 가입 중단부터 실제 망 폐쇄까지 약 5개월 반에서 17개월이 걸렸다. KT는 2011년 4월 신규 가입을 중단한 뒤 약 11개월 만인 2012년 3월 2G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했다. SK텔레콤은 2019년 2월 가입 중단 이후 약 17개월 만인 2020년 7월, LG유플러스는 2021년 1월 가입 중단 후 약 5개월 반 만인 같은 해 6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같은 전례를 적용하면 SK텔레콤이 올해 9월 3G 신규 가입을 중단한 뒤 내년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정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 업계 안팎에서 '2027년 3G 서비스 종료' 이야기가 불거진 이유다.
SK텔레콤의 움직임은 KT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만 3G망을 운영한다. LG유플러스는 3G를 거치지 않고 2G에서 LTE로 전환했다. SK텔레콤이 신규 가입 중단 절차에 들어가면 KT도 비용 절감과 주파수 효율화를 위해 3G 종료 논의를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3G 휴대전화 회선은 34만6011개로 전체 휴대전화 회선의 0.6%에 그쳤다. 2023년 말 72만9633개와 비교하면 약 2년 4개월 만에 52.6% 감소했다. 가입자는 빠르게 줄고 있지만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전국의 3G 기지국과 교환망을 계속 가동해야 한다.
통신업계는 3G망을 조기에 정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가 극소수인 노후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주파수를 LTE·5G 품질 개선에 투입하면 더 많은 가입자가 속도와 통화 품질 향상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G용 주파수를 LTE나 5G로 전환하면 도심 혼잡 지역의 데이터 수용 능력도 늘릴 수 있다.
변수는 기존 이용자 보호다. 3G 휴대전화 이용자 중에는 오래된 단말기와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령층 등이 포함돼 있다. LTE·5G로 이동하면서 단말기 교체 비용이나 통신비 부담이 늘지 않도록 대체 요금제와 단말 지원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승강기 비상통화와 차량 관제, 결제 단말기 등에 사용되는 3G 기반 IoT 회선은 전환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안전 관련 설비는 3G 서비스 종료 전에 장비 교체와 정상 작동 여부 확인을 마쳐야 한다. 장비 소유자와 관리업체가 서로 달라 일괄 교체가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휴대전화 가입자가 충분히 줄더라도 IoT 회선 전환이 늦어지면 망 종료 시점도 미뤄질 수 있다.
SK텔레콤 측은 "3G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시장 상황과 이용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