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중신궈지(SMI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94%에 육박한 가운데 공급 부족을 이유로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SMIC/로이터뉴스1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자오하이쥔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웨이퍼 생산 물량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공간에 여유가 있는 기존 공장에 장비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식의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자오 CEO는 관련 계획이 확정되면 향후 공시나 설명회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했다.

SMIC가 증설을 검토하는 것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따라 관련 반도체 주문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로직 반도체를 비롯해 전력관리반도체(PMIC), 광모듈용 부품 등 AI 인프라에 필요한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오 CEO는 BCD(바이폴라·CMOS·DMOS) 공정 기반 일부 제품의 강한 주문이 2027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MIC의 생산시설은 사실상 최대 가동 수준에 근접했다. 전날 공개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공장 가동률은 93.7%로 전 분기(93.1%)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웨이퍼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4.4% 증가했고, 월간 생산능력은 8인치 웨이퍼 환산 기준 110만장까지 늘었다.

SMIC는 공장을 완전히 가동하는 대신 가동률 상한을 약 95%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5%가량의 생산능력은 연구개발(R&D)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공급 부족을 배경으로 추가적인 웨이퍼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했다. SMIC는 앞서 1분기 실적발표에서 고객사와 가격 인상 협상을 진행했으며, 인상분이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오 CEO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생산 물량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력이 업계 최고 수준의 기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며 "업계 선두 업체의 웨이퍼 가격과 SMIC 가격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어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 고객사들과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SMIC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0억1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로 전 분기보다 20%, 전년 동기보다 36.1%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은 1분기 20.1%에서 2분기 25.3%로 상승했다.

SMIC는 3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4% 증가하고 매출총이익률은 26~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매출에서 중국 고객이 차지한 비중은 약 90%였다. 미국 고객 비중은 8%, 유럽·아시아 등 기타 지역은 2%였다. 중국 매출은 전 분기보다 22% 증가해 지역별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자오 CEO는 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해외 주문 회복,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국산화가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