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글로벌 커머스 트렌드 보고서' /세일즈 포스 제공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상품 탐색 경로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커머스 기업의 절반가량은 이미 AI 검색 플랫폼에 상품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커머스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20개국, 13개 산업의 커머스 전문가 3450명을 대상으로 커머스 조직의 AI 에이전트 도입 현황과 데이터·시스템 통합 수준, AI 확산에 따른 소비자의 상품 탐색 및 구매 행동 변화 등을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가 쇼핑의 첫 단계에서 AI 어시스턴트를 활용하는 비율은 전년보다 200% 증가했다. AI 채팅을 거쳐 커머스 사이트로 유입된 트래픽도 조사 기간 모든 분기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0~428% 늘었다.

반면 기존 검색 엔진을 이용해 상품을 찾는 소비자는 감소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검색 엔진을 통한 상품 탐색 비율은 15% 줄었다. 같은 기간 AI 어시스턴트와 소셜미디어 AI,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 새로운 채널을 활용한 비율은 38% 증가했다. 브랜드 자체 채널을 통한 상품 발견도 7% 감소했다.

세일즈포스는 소비자가 상품을 발견하고 비교하며 구매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AI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비자가 브랜드 웹사이트를 방문하기 전 AI와 대화해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 판단을 형성하면서, 기업의 상품 검색 및 노출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확인됐다. 국내 커머스 기업의 48%는 AI 검색 플랫폼에 상품 데이터 피드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46%는 외부 플랫폼 및 채널에서 자사 상품과 브랜드의 노출 확대를 추진했다고 답했다. 대화형·질문형 검색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최적화한 기업은 44%, 상품 콘텐츠의 품질을 개선한 기업은 39%로 나타났다.

다만 AI 기반 상품 탐색을 실제 구매로 연결하려면 기업 내부의 데이터 통합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데이터를 완전히 통합하지 못한 국내 커머스 기업의 45%는 중복되거나 서로 일치하지 않는 고객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케팅 및 커머스 투자가 실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은 41%였으며, 고객 문제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40%로 나타났다.

국내 멀티 채널 커머스 기업에서도 데이터와 시스템의 단절이 주요 과제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43%는 채널별 가격과 프로모션의 불일치를 경험하고 있었으며, 40%는 채널 간 고객 정보를 동일하게 인식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실시간 재고 정보가 채널 전반에서 동기화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39%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는 AI 기반 상품 탐색을 실제 구매와 고객 유지 등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려면 커머스 전반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운영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 탐색부터 구매, 주문 이행 및 고객 서비스까지 연결해야 새로운 AI 기반 고객 접점에서도 정확하고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는 "AI가 상품 탐색과 구매 의사 결정의 출발점이 되면서, 소비자와의 첫 접점을 선점하는 기업이 곧 시장의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미 국내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AI 검색 플랫폼 대응에 나선 것은, 이 변화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