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뉴스1

넥슨이 올해 2분기 국내 게임업계 1위 자리를 크래프톤에 내줬다. 대표 지식재산권(IP) '메이플스토리'와 신작 '아크 레이더스'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래프톤에 뒤처졌다.

넥슨은 하반기 주력 IP를 확장하고 다양한 신작을 내세워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게임산업 부진에 대응해 비용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은 "게임산업은 지난 30년 사이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23년 장수 IP 메이플스토리, 역대 최대 매출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 넥슨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211억엔(약 1조1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313억엔(약 2943억원)으로 같은 기간 17% 감소했다. 순이익은 77% 늘어난 296억엔(약 2788억원)으로 집계됐다.

넥슨의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23년 장수 IP인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와 누적 1630만장 이상 팔린 '아크 레이더스'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의 경우 1년 사이 63% 성장하면서 매출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메이플 키우기'가 견조한 성과를 낸 영향이 컸다.

넥슨의 스웨덴 소재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도 2분기 실적에 기여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크 레이더스'는 2분기에만 80만장이 추가 판매되면서 누적 판매량이 1630만장을 넘어섰고, 누적 매출은 880억엔(약 7800억원)을 돌파했다. '아크 레이더스'가 2분기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했다. 특히 '아크 레이더스'가 북미, 유럽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넥슨의 서구권 매출도 1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넥슨의 익스트랙션 어드벤처 게임 '아크 레이더스' / 넥슨 제공

그러나 넥슨의 3대 IP 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시장 부진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FC 프랜차이즈도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가 나타나지 않아 매출이 줄었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특히 한국 월드컵 열기가 예전만 못해 FC 이용자 확보와 트래픽 확대 계획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익성도 둔화했다. 넥슨은 2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한 배경에 대해 "게임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비와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료 등 IT 인프라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넥슨 2026년 2분기 실적 / 넥슨 제공

◇ 넥슨 제친 크래프톤…2분기 게임사 매출·영업이익 1위

넥슨이 2분기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 선두 자리는 처음으로 경쟁사에 내줬다. 앞서 크래프톤은 2분기 매출이 1조2902억원으로 94.9% 늘었고, 영업이익은 4109억원으로 67% 증가하면서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력 IP인 '배틀그라운드'와 신작 '서브노티카2'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크래프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넥슨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크래프톤이 넥슨을 추월한 상태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2733억엔(약 2조5603억원), 영업이익 894억엔(837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 13% 늘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크래프톤이 상반기 매출 2조6616억원, 영업이익 9725억원으로 우위를 점했다.

다만 상반기 실적만으로 넥슨과 크래프톤의 순위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려워 시장에서는 하반기 실적 흐름에 따라 크래프톤이 연간 기준으로도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 / 넥슨 제공

◇ "게임산업 30년 만에 가장 힘들다"… 비용 관리 고삐

넥슨 경영진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이플스토리'의 성공 공식을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에 이식해 반등을 도모하고, 다양한 신작을 출시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구권 시장 공략 일등공신 '아크 레이더스'의 경우 오는 10월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인 '프로즌 트레일'을 통해 기존 이용자의 참여를 늘리고 신규 이용자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주력 IP를 확장해 파이프라인을 다변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신작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 효율화 기조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향후 몇달간은 비용 관리에 집중하겠다"며 "연간 인건비를 전년 수준으로 관리하고, 검증된 프랜차이즈에 자원을 재배치해 전사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 속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투자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게임산업이 30년 만에 최악의 침체에 빠졌다면서 "서구권 시장은 위축되고 있고, 콘솔 시장은 쇠퇴기에 있으며, 60∼100달러 가격대 게임은 급격히 치솟는 제작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수많은 프로젝트와 게임이 취소되고, 개발사들이 연달아 폐쇄되면서 수만 명의 개발자들이 해고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넥슨은 일회성 판매보다는 반복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고, 장기간 축적한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 기반의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대응할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