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경쟁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구글이 자사 AI 연구소 딥마인드의 독립성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딥마인드의 일부 조직을 떼어내 구글 본사로 옮기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6일 전사회의를 열고 딥마인드 산하 비기술 조직을 구글 본사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구글의 '전설적 엔지니어'로 불린 제프 딘 수석과학자가 회사를 떠난 직후에 이뤄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의 이번 조직 개편은 AI 모델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AI 올인' 전략의 일환이다. 그동안 딥마인드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는 연구소 성격이 강했는데, 구글은 앞으로 상용화에 무게를 두고 AI 사업의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최근 몇 달간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의 성능 개선에 전력을 다할 것을 촉구해왔다.
구글은 지난 2014년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딥마인드를 인수한 이후에도 회사를 미국으로 옮기지 않고 상업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과학 연구와 각종 프로젝트를 장려해왔다. 그러나 제미나이의 성능이 오픈AI의 '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보다 뒤처지면서 이런 정책에 변화를 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이후 줄곧 영국 런던에 머물렀던 허사비스와 달리 새로 딥마인드를 이끌게 된 코레이 카부추오글루는 지난해부터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카부추오글루는 구글 내에서 '상용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제미나이3'를 선보이면서 잠시 오픈AI를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해 들어 '클로드 미토스'와 'GPT-5.6 솔' 등에 밀렸고 최근에는 중국의 개방형(오픈소스) 모델보다도 성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모델 분석업체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성능평가에서 구글 모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제미나이3.6 플래시'는 오픈AI의 저가형 모델 'GPT-5.6 루나'와 중국 '딥시크 V4 플래시 0731'과 함께 공동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6월에 출시 예정이었던 구글의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3.5 프로'는 공개가 미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창업자까지 등판해 딥마인드를 독촉하기 시작했다. 브린 공동 창업자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모델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재귀적 자기개선(RSI)' 등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구글은 핵심 경영진이 떠난 팀이나 연구 프로젝트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라며 "일부 직원들은 그동안 딥마인드가 구글의 과도한 상업적인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도록 막아주던 방패막 역할을 했는데, 이 기능이 약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