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첨단 공정과 패키징 생산능력 확대 등에 294억4250만달러(약 42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 소니와는 차세대 이미지센서 개발·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약 2820억엔(약 2조5000억원)을 출자한다.
12일 대만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TSMC 이사회는 전날 장기 생산 능력 확보를 위한 294억4250만달러 규모의 자본예산을 승인했다. 투자금은 첨단 공정과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 확충, 성숙·특수 공정 고도화, 공장 건설 등에 쓰일 예정이다.
TSMC는 AI와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520억~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로 상향했다. 이 가운데 70~80%를 첨단 공정에, 약 10%를 특수 공정에, 10~20%를 첨단 패키징·테스트·마스크 제작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소니와 추진해 온 차세대 이미지센서 협력도 구체화됐다. 양사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어드밴스드 비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Advanced Vision Semiconductor Manufacturing)'을 설립하고 2029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체 출자 규모는 7470억엔으로, 소니가 4650억엔, TSMC가 2820억엔을 투입한다.
소니는 핵심 이미지센서 기술 개발과 제품 기획·설계를 담당하고, TSMC는 첨단 반도체 공정과 제조 기술을 제공한다. 양사는 지난 5월 차세대 이미지센서 개발·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당시 자동차와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도 확대한다. TSMC의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hip on Wafer on Substrate·CoWoS)'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에 연결하는 기술로, AI 가속기 생산에 핵심적으로 사용된다.
TSMC는 현재 5.5배 레티클 크기의 CoWoS를 생산하고 있다. 2028년에는 약 10개의 대형 연산 다이와 HBM 스택 20개를 하나의 패키지에 넣을 수 있는 14배 레티클 크기의 CoWoS를 양산할 계획이다. 2029년에는 이를 넘어서는 크기의 CoWoS와 40배 레티클 크기의 시스템온웨이퍼(SoW-X) 기술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TSMC가 첨단 공정과 패키징에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AI 반도체 고객사의 주문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TSMC는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고객사와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로부터 장기 수요 신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