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소수 기업이 AI 기술과 통제권을 독점하는 폐쇄형 생태계를 공개 비판했다. 동시에 메타는 개인용 기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하며 개방형 생태계 강화에 다시 나섰다.
저커버그 CEO는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6500단어 분량의 에세이 '미래는 모두의 것'에서 "초인공지능을 중앙집중화하기보다 널리 배포해 모든 사람이 이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AI가 너무나 위험해서 안전하게 만들려면 권력을 극도로 집중시키는 것뿐이라는 생각은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CEO는 단 한 사람에게만 초지능 변호사가 주어진 세상보다 모든 사람이 초지능 변호사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더 공정하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예시를 들었다. 마찬가지로 한 기업만 초지능을 보유한다면 시장의 역동성과 번영도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가 일자리 대부분을 없애고 인류 존재 의의 상당 부분을 상실하게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왜 서둘러 그런 미래를 만들어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AI의 잠재적 위험을 강조하면서도 개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 CEO는 또한 미국산 폐쇄형 AI 모델의 출시를 한 달간 유예하는 정책이 미국의 AI 지배력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 사이버 보안이나 생화학 무기 개발 악용 위험성 등에 대한 검토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모델이 출시 준비가 된 이후 정부가 검토하는 대신 새로운 첨단 모델의 중간 훈련 점검 단계와 기술 인력을 정부에 제공해 정부가 새로운 위험에 대비해 핵심 시스템을 강화하고 보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대안"이라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정부는 개인이 초지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지연시키지 않으면서도 권력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고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AI 답변을 베껴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돼온 '증류' 방식에 대해서도 개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편, 메타는 이와 같은 저커버그 CEO의 발표에 맞춰 차세대 개방형 AI 모델 '뮤즈 글리머'를 새로 선보였다.
기기 내장형(온디바이스) AI에 특화한 뮤즈 글리머는 매개변수(파라미터) 300억개 규모의 소형 모델이다. 일반 PC에서 단일 그래픽카드만으로 AI 에이전트 작업을 상시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타 측은 자사의 최상위 모델인 '뮤즈 스파크 1.2'의 가중치를 공개한 모델도 수주 내 선보일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메타는 지난해까지 개방형 AI 모델 '라마'(Llama)를 개발해 오다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계획을 접고 폐쇄형 AI 모델 개발로 돌아섰던 전력이 있다. 이후 다시 개방형 AI 전략을 강화하는 것은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개방형 생태계를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중국의 개방형 AI 모델 확산에 대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저커버그 CEO는 개방형 모델의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사내 독립 이사회에 AI 모델 안전 기준 심의와 출시 여부의 통제권을 부여하는 새 지배 구조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과 지역사회 지원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미래는 모두의 것'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