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신작 출시와 대규모 업데이트에 맞춰 쏟아붓는 마케팅 비용의 '회수 속도'에 따라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넷마블은 올 2분기 신작 효과로 매출이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이 20% 넘게 감소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마케팅 비용을 70% 이상 늘리고도 영업이익을 67% 끌어올려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신작 마케팅의 효과가 후속 분기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단기간의 실적만으로 성패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14.1%에서 올해 10.7%로 3.4%포인트(P) 낮아졌다.
◇ 마케팅 확대에도 엇갈린 수익성
수익성이 악화된 요인 중 하나는 신작 출시에 맞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2분기 마케팅 비용은 18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 4.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넷마블은 지난 4월 '몬길: 스타 다이브', 6월 '솔: 인챈트'를 출시하며 마케팅을 확대했다. 다만 몬길: 스타 다이브는 초기 흥행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솔: 인챈트는 분기 막바지인 6월 출시돼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기 어려웠다. 두 게임이 2분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율은 각각 3%에 불과하다.
신작 출시기에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크래프톤도 같은 기간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렸다. 2분기 마케팅 비용은 449억원으로 전년 동기 261억원보다 72.3% 증가했다. 넵튠 연결 편입과 신작 '서브노티카2' 'PUBG: 배틀그라운드'의 라이브 서비스 및 협업 관련 집행이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넷마블과 달리 크래프톤의 2분기 영업이익은 41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증가해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도 94.9% 늘어난 1조2902억원으로 최대치였다.
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기존 게임과 신작 모두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PUBG' IP 프랜차이즈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고, '서브노티카2'는 얼리 액세스 출시 22일 만에 판매량 500만장을 돌파했다.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렸지만 게임 매출이 함께 성장하면서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 매출 늘어도 이익 줄어… 비용 부담 장기화한 데브시스터즈
마케팅 비용 확대와 매출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쿠키런 기존 게임과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확장 등을 위해 2024년 221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697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집행했다.
그 결과 매출은 2947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2억원으로 77% 급감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도 적자가 이어지자, 데브시스터즈는 올 1분기 영업 손실을 기록한 뒤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주요 경영진의 보수 반납 등 인건비 절감과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전사 비용 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신작 출시 직후 영업이익이 정체됐다고 해서 마케팅 효과가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초기 투자 효과가 후속 분기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지난해 '아크 레이더스' '메이플스토리: 방치형 RPG' 등 신작 출시에 맞춰 마케팅 비용을 확대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4751억엔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240억엔으로 전년 1242억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아크 레이더스'의 흥행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출시 초기 집중됐던 마케팅 비용 부담이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40% 증가해 모두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 출시 분기만으로 판단 어려워… 후속 매출까지 봐야
게임사들은 통상 신작 출시나 대규모 업데이트 전후 이용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광고 집행을 확대한다. 마케팅 효과는 다운로드와 접속자 증가 등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시점은 이용자 유지율과 결제 전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시 분기 실적만으로 마케팅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출시 초기에 이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장기 흥행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마케팅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출시 분기 실적만으로 마케팅 효율을 판단하기보다 이후 이용자 유지와 매출 지속성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