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오다우드(Frank O'Dowd) 코히어 사업총괄책임(CRO)이 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코히어 제공

캐나다 인공지능(AI) 기업 코히어(Cohere)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아시아·태평양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코히어는 기업과 개인의 AI 도입이 활발한 한국을 'AI 허브'로 삼고, 한국의 개발과 영업 인력을 두 자릿수 규모로 채용할 계획이다.

프랭크 오다우드(O'Dowd) 코히어 사업총괄책임(CRO)은 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코히어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지난 12개월 동안 아태지역 조직 규모를 2배로 확대했고, 올해 말까지 다시 2배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코히어가 아태지역을 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이유는 한국·일본·싱가포르 등 주요국에서 기업과 정부가 AI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는 소버린(주권형) AI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아태 지역 기업의 80%가 핵심 업무에 AI를 도입할 때 데이터 통제권, 보안 등 AI 주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2019년 구글 브레인 출신 연구진 등 3명이 공동 창업한 코히어는 기업과 정부가 AI 모델·데이터·인프라를 모두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소버린 AI' 구현을 차별점으로 내세운 AI 기업이다. 에이단 고메즈 코히어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창업자는 생성형 AI의 기반이 된 기술인 '트랜스포머' 구조를 처음 제시한 논문 '어텐션 이즈 올 유 니드(Attention is All You Need)'의 공동 저자다.

오다우드 CRO는 "코히어는 설립 초기부터 소비자용이 아니라 기업용(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출발점이 다르다"라며 "특히 금융, 제조, 통신, 헬스케어, 제약 등 규제가 엄격한 업종의 기업과 공공기관에 소버린 AI를 제공해왔다"고 했다.

코히어의 기업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노스(North)'의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 애저·구글 클라우드 등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고, 기업이 자체 서버 등 온프레미스(구축형)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오다우드 CRO는 "AI 모델도 코히어 모델부터 최첨단 프런티어 모델, 오픈웨이트·오픈소스 모델까지 노스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라며 "고객이 업무 목적과 비용을 모두 고려해 최적의 모델을 선택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코히어 AI 플랫폼의 가장 큰 차별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프랭크 오다우드(Frank O'Dowd) 코히어 사업총괄책임(CRO)과 장화진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 사장이 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코히어 제공

장화진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 사장도 "코히어가 정의하는 소버린 AI는 고객이 원하는 모델을 원하는 인프라 위에 구축할 수 있고, AI 모델·데이터·인프라가 고객의 통제권 안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프레미스로 구축한 모델은 코히어도 고객이 어떤 데이터와 에이전트를 사용하는지 볼 수 없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현재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미국 주요 AI 기업부터 중국 AI 기업들까지 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코히어와 프랑스 대표 AI 기업 미스트랄 등은 소버린 AI를 차별점으로 내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에이단 고메즈 코히어 CEO는 최근 미국 경제지 포춘 기고문에서 AI를 에너지와 핵심 광물처럼 국가 전략 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메즈 CEO는 "각국은 소버린 AI를 선택할지, 디지털 종속을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한다"며 "기업과 정부가 소수의 AI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는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앤트로픽이 올해 4월 최상위 모델 '미토스'를 공개한 이후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위험을 들어 외국인 접속을 차단한 사례를 들면서 주요국이 AI 모델과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히어는 지난해 서울에 아태 지역 허브를 세웠고, 올해 하반기 한국과 일본에 별도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공공 부문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아태지역 사업 확장에 힘입어 올해 코히어의 전체 매출 성장률도 100%를 웃돌 것이라고 회사 측은 내다봤다. 장 사장은 "아태 지역 고객이 지난 1년 사이 5배로 증가했는데, 한국 고객이 다수"라며 "내년까지 고객 기반을 3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국에서 코히어는 주요 파트너사인 LG CNS와 협력해 한국어 특화 모델 '집현'을 공동 개발했고, 일본에서는 후지쯔와 공동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타카네'를 일본 디지털청이 사용하고 있다.

코히어는 연내 파라미터(매개변수)가 1조개에 달하는 초대형 모델 '커맨드 A 플러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법인의 경우 올해 4분기 중으로 설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 현장에서 AI 맞춤형 AI 구축을 지원하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를 비롯한 국내 인력도 두 자릿수 규모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