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륜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가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 2026'에서 차세대 3차원(3D) 메모리 'zHBM'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속기 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수직으로 쌓는 차세대 3차원(3D) 메모리 'zHBM'을 처음 공개했다. zHBM을 적용한 차세대 인터페이스 시스템은 8세대 HBM인 HBM5보다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용 고성능 낸드플래시 'zNAND-O'도 함께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4일부터 6일(현지시각)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 참가해 zHBM과 zNAND-O의 목업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목업은 제품의 형태와 구조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모형이다.

삼성전자는 행사장에 약 20평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AI 클라우드 서버를 형상화한 부스를 구성했다. 전시장은 ▲하이라이트 ▲클라우드 AI ▲엣지 AI 구역으로 나눠 D램과 낸드플래시, 저장장치 등 약 30개 제품을 전시했다.

행사 첫날에는 이진엽 삼성전자 플래시개발실 부사장과 김경륜 D램개발실 상무가 'AI 혁신을 이끄는 메모리·스토리지 3D 아키텍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두 연사는 zHBM과 zNAND-O를 활용해 고성능컴퓨팅(HPC)과 AI 인프라의 성능·전력효율을 높이는 기술 방향을 제시했다.

이진엽 삼성전자 플래시개발실 부사장이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 2026'에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낸드 'zNAND-O'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 AI 가속기 위에 HBM 적층… 데이터 이동 거리 단축

zHBM은 AI 가속기인 xPU 옆에 HBM을 배치하는 기존 구조와 달리, 가속기 위에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는 방식이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대역폭과 전력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zHBM을 적용한 차세대 인터페이스 시스템은 HBM5보다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데이터 이동 거리가 짧아지면서 전력 대비 성능은 최대 3배 높아지고 열저항은 절반 이하로 낮아진다.

zHBM은 고객사가 제품 구조와 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맞춤형 3D 메모리로 개발된다. 메모리와 AI 가속기 사이에 배치되는 인터레이어에 특정 기능을 구현하는 설계자산(IP)을 추가해 메모리 용량을 확대하거나 가속기 성능을 보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 프로세서 업체 등 고객사와 공동으로 가속기와 메모리 구조를 최적화해 zHBM의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FMS 2026'에서 공개한 차세대 3D 메모리 'zHBM' 목업. AI 가속기 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이는 구조다./삼성전자

zNAND-O는 기존 수직구조 낸드(V낸드)에 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TSV) 기술을 결합해 반도체 칩 4개 또는 8개를 수직으로 쌓은 제품이다. 제품명 끝의 'O'는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zNAND-O가 적은 공간에서 데이터 저장 용량과 로딩 대역폭을 높이고 응답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엣지 AI와 온디바이스 AI 기기를 겨냥한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FMS 2026'에서 공개한 온디바이스 AI용 고성능 낸드 'zNAND-O' 목업. 낸드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성능과 공간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삼성전자

◇ 400단 이상 V10 낸드 공개… 집적도 58% 향상

삼성전자는 400단 이상으로 셀을 적층한 10세대 V낸드 'V10 BV-NAND'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2013년 같은 행사에서 V낸드 기술을 처음 발표한 지 13년 만이다.

BV는 '본딩 버티컬(Bonding Vertical)'의 약자로, 데이터가 저장되는 셀 영역과 주변 회로를 별도로 제작한 뒤 수직으로 접합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웨이퍼 두 장 이상을 수직으로 붙이는 웨이퍼 본딩과 셀을 세 구간으로 나눠 제작한 뒤 연결하는 '3스택' 기술을 적용했다.

V10 BV-NAND의 집적도는 전 세대인 V9보다 약 58% 높아졌다.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데이터 읽기·쓰기 성능과 입출력(I/O) 속도도 개선했다.

셀과 회로를 분리해 제작하면 낸드 적층 단수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공정 난도와 칩 두께 문제에 대응하기 쉽다. 삼성전자는 웨이퍼 접합 기술을 활용해 고성능·고용량 낸드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V10 BV-NAND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 HBM4E·HBM5부터 PIM·기업용 SSD까지 공개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7세대 HBM인 HBM4E ▲8세대 HBM인 HBM5 ▲LPDDR5X-PIM ▲PM1763 ▲BM1773 등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컴퓨팅용 제품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6세대 10나노급(1c) D램과 4나노미터(㎚) 베이스 다이를 적용한 6세대 HBM인 HBM4를 양산 출하했다. 지난 5월에는 차세대 제품인 HBM4E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HBM4E를 적용한 차세대 AI 플랫폼과 웨이퍼를 선보였다. 신규 열관리 기술인 '히트 패스 블록(Heat Path Block·HPB)'을 적용한 HBM5 목업도 공개했다. HPB는 HBM 내부에서 발생한 열을 외부로 전달하는 경로를 확보해 대역폭과 적층 용량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FMS 2026'의 삼성전자 전시 부스./삼성전자

LPDDR5X-PIM은 메모리 내부에 연산 기능을 넣은 제품이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에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줄여 처리 속도와 전력효율을 높인다.

차세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인 PM1763은 빠른 읽기 속도와 데이터 처리 효율을 강화한 제품이다. BM1773은 대규모 AI 학습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초고용량 기업용 SSD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함께 제공하는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AI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패키징을 함께 최적화해 제품 개발 기간을 줄이고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